월간 서울시티_ 문화시론_20150804

광복 70주년과 전통 콘텐츠

글 :: 김규순

올해가 한일합방 치욕 105주년이고 광복 70주년이다.

일제의 강압으로 금수강산이 침탈당한 것은 물론이고, 한민족 정신문화의 기반인 학문까지 말살시키려했다. 이제 정부주도로 사라진 우리의 전통학문을 부활시켜야 할 때이다.

조선시대에 경학과 잡학이 있었다.

경학은 사서삼경을 중심으로 공부하여 나라를 경영하는데 바탕이 되는 학문이었고,

잡학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응용학문이었다. 유학을 기반으로 한 경학을 가르치는 최고의 교육기관인 성균관과 지방관학인 향교를 폐쇄시켰고, 잡학은 아예 말살시켜버렸다.

잡학은 역학(통역학), 율학(법무학), 음양학(천문_풍수_명과학), 의학(한의학)은 중앙에 교육기관이 있었으며 3년마다 정기적인 식년시가 있었다. 그 밖에 산학(수학), 악학(음악), 회학(그림) 등은 필요할 대마다 뽀는 취재시험이 있었다.

우리의 전통 학문체계를 무너뜨리고, 일제는 조선교육령을 강압적으로 내세워 국민교육과정을 황국신민화의 일환으로 일본국내교육과 동일하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한민족의 정신이 스며들어 있는 한의학과 음양학은 아예 없애버린 것이다.

일제강압이후 소위 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한 채 한의학이 계승 발전되지 못하고 서양의학에 밀리면서도 민간 수요에 의해 한약방으로 전전하다가, 1951년 국민의료법으로 한의사가 제도적으로 부활했다. 1953년에 서울한의과대학이 개교하여 사라졌던 전통학문이 계승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천문학은 서양의 천체망원경과 허블망원경에 의존한 천문학의 도입으로 아예 아사직전에 있으며, 명리학은 점술학으로 인식되어 2조가 넘는 시장을 갖고 있음에도 제도권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풍수학은 현재 대학교대학원에서 풍수학자들이 배출되고 있어서 그 전망이 긍정적이다. 또한 국가적인 시책으로 전통콘텐츠로서 지정되어 연구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풍수학은 조선왕조실록을 보아도 그 내용의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궁궐과 왕릉을 비롯한 문화재 전반에 풍수적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으면 풀지 못하는 비밀코드가 숨어 있다. 풍수라는 틀 속에 조상들의 사상이 조화롭게 스며들어 있으므로, 풍수를 통해서 조상들의 숨겨진 의도를 찾아낼 수 있다.

정부와 관계기관은 사라질 뻔한 우리의 전통콘텐츠인 풍수를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게 지원해야 할 것이다. 이미 중국은 문화혁명으로 사라진 풍수를 부활시키기 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지만, 없어진 학문을 단시간에 끌어올리기는 힘들 것이다. 우리나라는 재야에서 많은 연구가 이어져 왔으므로, 제도권에서 체계화 시킨다면 세계의 학문으로 우뚝 설 날이 머지않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제도적 경제적인 지원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