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서울시티 2015년06월_문화시론

아기를 낳는 시스템을 만들자

글 :: 김 규 순

우리나라의 2014년도 신생아 출산수를 보면 412,513명이다. 심히 걱정스러운 수치이다.

이와 반대로 2014년을 기준으로 45세의 인구수는 938,029명이다. 산술적으로 100만명이 태어났다는 추산이 가능하다. 출산인구가 50%가 아닌 41%로 떨어졌다.

국회입법조사처 분석(2014)에 의하면 242년 후에 한국인의 인구수가 1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240년 후에는 대한민국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스역사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였던 ‘스파르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이유가 인구정책의 실패 때문이었다. 스파르타 제국의 주류에 편입하기 위해서는 교육을 받아야 되는데 건강한 아이만 교육 받을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며, 엄청난 교육비를 부모가 부담해야 하므로 자녀양육비가 급상승하게 되었다. 신세대들은 그러한 경제적인 부담을 지기가 싫어서 아이를 갖지 않는 결과를 초래했고, 결국 스파르타는 인구감소로 멸망했던 것이다.

스파르타의 역사적 교훈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우리나라도 자녀 양육비를 국가가 부담하던가 대폭 낮추는 실질적인 작업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다. 자녀에게 가난을 물려주고 싶지 않은 젊은 세대들이 결혼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젊은 날 싱글로 즐기면서 살겠다는 풍조가 만연해지고 있다. 모텔이 성행하는 이유가 불륜만이 아니라 싱글세대들이 물레방아간 대신 선택하는 꿈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얼마전 조명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가 저출산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신혼부부 친화형 주거모델이 개발돼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아시아경제 2015.05.31)

노동력이 왕성한 젊은 세대들이 아기를 출산하는 연령대와 겹쳐진다. 이들의 출퇴근 시간을 줄여주고 피로감을 줄여줄 수 있도록 도심에서 가까운 곳에 주거지를 마련해주자는 의견이다. 정말로 피부에 와 닿는 주장이다. 이의 실천을 위해서 정부가 나서야 할 것이다.

저출산에 대한 정책은 빨리 수립될수록 좋다. 빠를수록 예산도 적게 든다. 효과도 크다.

예로부터 낙향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나이 들고 은퇴를 하면 낙향하여 자연을 벗삼아 인생을 정리하곤 했던 것이다. 지금의 우리도 그랬으면 좋겠다. 나이 많은 사람들이 권력욕을 뿌리치지 못하고 자리에 연연하다보니 젊은 사람들의 자리를 뺏고 있는 상황이다. 일자리를 만들자는 구호는 좋지만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비워 주어야 하는 것이다.

후손의 복을 내가 가로채고 있는지는 아닌지 생각해야 할 문제이다. 일자리를 나누자는 것은 정년이 끝나면 물러나자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설 자리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 주거도 마찬가지이다. 은퇴를 하면 자연과 더불어 수양을 하면 좋겠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젊은이를 상대로 나의 권력을 뽐내려하지 마라. 그대의 살날은 얼마 남지 않았다. 존경을 받으면서 생을 마감하는 길을 선택하는 것은 어떨는지 생각하는 나이가 아닌지 살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