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의 어제와 오늘
한양은 조선 건국과 함께 선정된 왕도였으니 올해로 623년의 세월을 간직하고 있는 대한민국 서울의 역사적 현장이다. 그 당시 한양은 한양도성 사대문 안을 지칭하여 불렀다. 
지금의 서울은 그 영역이 확대되어 양주군, 시흥군, 광주군, 고양군의 일부를 흡수하여 1040만 인구가 생활하고 있는 세계적인 메트로시티이다. 서울시는 620년 역사의 한양을 복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양도성의 복원 계획에 따라 복원이 진행되고 있는데, 많은 부분이 파괴되고 사라진 구간에는 학교와 주택지 그리고 오피스빌딩이 들어서 있어서 완전 복원에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 고층빌딩의 스카이라인

유적지의 파괴
그 반면에 파괴되고 있는 유적지는 없는가. 서울시의 지표면 아래 2-3미터는 숨겨진 조상들의 삶의 편린이 유적으로 묻혀 있다. 이것이 지하 2-30미터를 파내려가는 고층빌딩의 건축으로 유적들이 완벽하게 사라지게 하고 있다. 
종로2가 탑골공원 옆 육의전 빌딩자리의 문화재 지표조사에서 6개의 문화층이 발굴되었다. 조선 건국~15세기 중반(6문화층), 임진왜란 전후(15세기 후반~16세기(5문화층), 17~18세기(4문화층), 18세기 후반~개항 이전(3문화층), 개항~일제강점기(2문화층), 해방이후~현대(1문화층)까지 모두 나타났다. 이곳은 지금 육의전박물관이 조성되어 있다. 한국문화정책연구소장 황평우의 무보수 자원 활동이 없었더라면 이 유적은 사라졌을 것이다.

유럽의 도시와 서울
영국의 란던, 프랑스의 파리, 이탈리아 밀라노,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암마인을 돌아본 적이 있다. 이들 도시도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공통점이 있다. 역사를 지닌 영역은 개발을 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도시의 외곽에 고층빌딩을 지을 수 있는 신도시를 개발하여 현대도시의 기능을 수행하게 하고 있다. 서울은 한국동란으로 많은 건물이 파괴되어 도시의 재건이 필요하였으나 재정적 능력과 개발능력이 없어서 무계획적이었다. 도시는 건물로만 채워지는 것이 아니다. 주위의 자연과 어우러진 옛 도시의 미관이 살아 있어야 한다. 서울의 옛 구역인 한양도성 안은 고층빌딩으로 숨 막힐 정도로 빽빽히 들어서고 있다. 전통도시의 공간을 설명하는 북현무∙좌청룡∙우백호∙남주작이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청계천이 복원되긴 하였으나 미완성이다. 인왕산에서 발원한 청계천을 완벽하게 복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가장 우리다운 것을 찾아야 할 때이다. 지금부터라도 한양도성 내에 고층빌딩의 건축을 자제하게 하고 우리의 스카이라인을 찾아가야 한다. 아름다운 도성을 살리고, 청계천을 살리는 방법이다. 초고층 빌딩은 외곽에 지어도 된다. 우리의 문화유적을 파괴하면서까지 도성 안에 지어야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서울도성 외곽에서 한양도성 안을 들여다 는 모양새로 도시계획을 세웠으면 좋겠다. 세종시까지 만들어서 행정복합도시를 만들고 있는 시점에 현대도시의 기능을 새로운 도심에서 수행하게 해야 할 것이다. 유서 깊은 서울을 어떻게 복원할 것인지 100년 대계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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