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 김 규 순 (서울동인학회 원장 www.locationart.co.kr)

우리나라의 기념관이라고 하면 대부분 전시홍보를 소통의 한 방법으로 채택하고 있다. 특히 독립운동가의 기념관은 나라를 위한 충정과 불굴의 의지를 기본으로 하므로 위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곤 한다. 사실 이런 분위기가 소통대상의 대부분인 초중등학생들에게는 약간의 부담이 될 수 있다. 어린 친구들에게 일제식민시대는 이해하기 힘든 시대적 고통이다. 그들에게 그 고통을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그 고통을 공유하도록 유도하는 소통방법을 사용한다.

심산기념문화센터는 색다른 방법을 모색하고 있어서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이름부터 심산기념문화센터이다. 우리시대의 화두는 문화이다. 심산 김창숙선생의 독립운동의 업적이 매우 독특하고 빼어난 업적을 쌓았다. 그럼에도 후손들이 다가오게 하거나, 기념관측에서 다가가야 하는 절실함이 필요하다. 방법론적으로 심산기념관측은 문화를 통하여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즐겁고 자연스럽게 심산선생을 알려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 같다.

심산기념문화센터는 그 운영방법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다. 영화 상영, 다큐상영, 백일장, 인문특강, 전시회, 미니콘서트, 심산페스티벌, 독서실운영, 교육실 대여, 다양한 문화강좌개설 등으로 사람이 방문하도록 시설을 만들어 놓고, 그 안에 기념관을 설치했다. 독립운동가의 기념관으로써 이렇게 획기적인 소통방법을 채택한 곳은 심산기념관이 유일하다. 시민들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기념관이 아닌, 시민들과 함게 호흡하는 기념관이라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독립운동가에게 일본은 매우 고통스런 대상이었음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일본은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통제해야 할 대상이다. 지금의 일본은 방사능에 찌들어 국토의 1/3이 썩어가는 나라이다.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대상으로 변했다. 일본은 사용하지 못하는 1/3을 치유하기 위해 국력을 쏟아 부어야 한다. 포스트 일본 이후에 대한민국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시대적인 사명감을 가질 적절한 시기이다. 일본을 극복한 위대한 조상이 계셨기에 우리가 일본을 다스릴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되었으므로 심산기념문화센터의 양방향적인 소통방법은 올바른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건물북쪽사진  일반적으로는 대지와 건물을 살펴볼 때 북쪽을 바라보아야 한다. 그러나 사진이 앞쪽이 아니다. 억지로 남향을 지었다. 남향에 대한 고정관념이 이런 모양을 만들었을 것이다.






건물서쪽사진  심산문화센터의 건물 부지를 보다 일찍 확보하지 못한 탓에 건물이 소방서에 가려 보이지 않는 점이 아쉽고, 건물이 남향이지만 반듯한 마당을 확보하지 못한 이유로 현관이 건물 우측에 치우쳐져 있어서 서향건물의 느낌을 주기도하여 균형감이 온전하지 못하다.





건물내부사진  심산문화센터 안에 자리한 심산기념관이 현관을 들어가면서 좌측에 치우쳐져있어서 주인의 입장이라기보다는 행랑채를 차지하고 있다. 이름대로라면 심산 김창숙선생이 기념관의 주인이다. 주인이 건물의 중앙에 서 있어야 함이 당연한 이치임에도 중앙부분은 홀과 북카페에게 내어주고 건물의 구석에 위치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심산 김창숙 선생

심산心山 김창숙金昌淑 (1879-1962)선생은 일제강점기에는 독립투사, 해방 후에는 교육자와 반독재 투쟁을 일삼았으며 유림계를 통합하고 이끌었던 유학자이자 민족주의자였다.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한양으로 올라가서 을사오적의 처단과 조약의 폐기를 주장하는 상소를 올렸다. 왕권의 미약함을 감지한 그는 이때부터 위민(爲民)적 유교사상을 견지하게 된다. 김창숙은 3ㆍ1독립선언문의 민족대표에 유림이 한명도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통탄하였다. 이에 김창숙은 유림계를 단결시켜 한민족 독립을 위해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긴 것이 <파리장서>사건이다. 1925년 독립운동기지 건설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국내에 잠입하여 국내 유림조직을 격려하고 김창숙이 떠난 직후 1926년 4월에 독립자금모금의 전말이 발각되어 체포된 유림이 600여명에 이르는데 이것이 2차 유림단 의거이다. 김창숙과 유림단은 국내에서 모금한 독립자금으로 나석주의 동양척식주식회사 폭탄투척사건(1926.12.26)을 주도하였다. 김창숙의 활약을 눈의 가시처럼 생각하던 일제는 1927년6월14일 상하이 공제병원에 입원 중이던 김창숙을 체포하여 국내로 압송하였다.

광복이 되고 1945년11월20일에 성균관 명륜당에서 천여명의 유림이 모여 전국유림대회를 갖고 중앙집행위원회를 조직하여 김창숙을 위원장으로 추대한다. 김창숙은 유림계의 중심에 서서 우리나라 유학 교육기관인 성균관대학(1946)을 설립하였다. 심산의 신탁통치반대투쟁과 반독재투쟁에 자유당은 정치적인 압박을 가하여 성균관대학교 총장직을 사임(1956)하게하였고, 일체의 공직에서 물러나게 만들었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초기부터 이승만의 독재에 투쟁한 심산은 어느 파당에 속하거나 이익에 구애됨이 없이 자신의 명철한 철학에 근거하여 경계 없는 반독재투쟁을 전개하여 유림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낸 선비였다. 대한민국 독립이라는 대의와 반독재투쟁을 위해 추호의 흔들림 없이 일생을 살아온 그는 1962년 건국공로훈장 대한민국장을 수여한 지 두 달 만에 위대한 일생을 마감한다. [q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