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김구기념관의 불통 정책

글 사진 | 김 규 순 (서울동인학회 원장)

소통이 아닌 불통을 고집하는 백범김구기념관 당국

독립운동가의 기념관 순방의 일환으로 백범김구기념관을 찾았다. 기념관을 들어서자마자 데스크에 앉아 있는 직원이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라고 엄격하게 말을 한다.

김구선생의 동상만이 촬영이 허락된 장소였다. 그러나 씁쓸한 감정만이 아니라 뭔가가 잘못 되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 이유를 물었다. 일부 몰상식한 사람들이 전시장을 사진으로 찍어서 왜곡하거나 조작 또는 폄훼한다는 것이다. 전시장 측에서는 사진촬영을 감시하거나 막는 어떠한 적극적인 행동도 하지 않았다. 이미 인터넷상에는 기념관의 글과 사진이 난무한다. 이렇듯 소용없는 정책으로 순수한 동심을 다치게 하고 있다. 이를 “교각살우”라고 한다.

기념관은 소통의 장소이다. 요즈음은 핸드폰에도 카메라가 달려 있듯이 사진은 소통의 핵심이다. 소위 ‘인증샷’이라는 단어도 있다. 사진을 찍어야 소통이 되는 세상이다. 만약 사진을 몰래 찍는 어린이가 있다면 마음을 졸이며 죄도 아닌 죄를 짓도록 만드는 이유가 무엇인가. 벽면에 글과 그림 그리고 사진이 대부분이다. 훼손될 것도 없다. 국보나 보물도 사진을 찍는데 찍지 말라는 것은 무엇인가. 소통이 아닌 불통정책을 결정한 기념관 당국자들의 짧은 식견이야말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기념관 당국자는 각성해야 한다. 기념관은 기념하는 곳이다. 기념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

백범선생은 독립된 조국에서 하찮은 일이라도 하겠다고 하셨다. 백범선생께서 낮은 곳으로 오신다고해서 낮아지는 분이 아니다. 오히려 온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민족의 지도자이다.

백범 선생을 높이 올리려하면 오히려 관리자들의 장막으로 말미암아 백범선생은 왜곡되고 후손들로부터 멀어질 것이다. 전시장까지 찾아와서 백범선생과 소통하려는 후손이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닌가. 백범선생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던지신 분이다. 무엇이 더 두려운가.

통제로 인하여 더 이상 백범선생의 명성에 먹칠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기념관의 백범선생이 아니라 국민의 백범선생이시다. 



효창공원안에 있는 백범선생의 묘소

백범 어록

“일찍이 감옥살이를 할 때, 훗날 독립정부가 생기면 정부의 뜰을 쓸고 문을 지키기로 마음먹은 적이 있소. 조국의 독립을 위해서라면 가장 하찮은 일이라도 좋소.”

백범 김구 선생

백범 김구 선생(1876-1949)은 평생을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활동하신 민족지도자이시다. 그는 동학에 입교한 후 19세에 최시형을 만나 접주가 되어 동학군의 선봉장이 되었다. 1986년에는 일본중위 쓰치다를 국모시해 죄로 처단했다가 사형을 언도 받았으나 고종의 특사로 사형집행이 정지되자 탈옥하여 마곡사로 들어가 은신한다.

1919년 독립만세운동이후 일제의 탄압이 심해지자 중국망명을 택한다. 1928년 한국독립당을 조직하였으며 애국투사를 집결시켜 한인애국당을 결성하였다. 김구선생이 이끈 한인애국단은 1932년 이봉창의사의 도쿄 일황저격사건과 윤봉길 의사의 상해 홍구공원 폭탄의거로 전 세계에 한민족을 알렸고, 독립의 정신과 민족혼을 일깨웠다. 대한의 기개에 감격한 장개석 총통은 1933년 김구선생을 만나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줄 것을 약속한다. 백범선생은 적극적인 독립운동을 전개하신 분이다. 1939년에 임시정부 주석에 취임하고 1940년에 대한민국의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광복군을 창설하여 무장부대 편성에 주력한다. 아쉽게도 스스로 독립을 쟁취하는 기회를 갖지 못한다.

해방 후 귀국한 백범은 반탁통치운동을 추진하였다. 1948년에는 민족통일을 위하여 평양을 다녀오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다가 1949년 6월26일 경교장에서 안두희의 흉탄에 서거하신다. 귀국 후의 바쁜 일정에도 중국에서 돌아가신 독립투사들의 유골을 수습해 유족에게 전달하였고, 일제하에서 순국한 독립투사들의 가족들을 찾아다니며 위로를 건네신 우리의 할아버지이시다. 숭고한 그의 인생여정에 머리를 숙인다.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수여.[qsoon]

 효창구장에서 바라 본 백범김구기념관.   기념관 뒤로 서 있는 아파트가 을씨년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