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시론_17] 월간 서울시티 2013_3월호

청와대 풍수

청와대 터에 대해 풍수가들의 엇갈린 말들이 많다. 하기야 경복궁에 대해서도 풍수적 의견이 달라 설왕설래한 경우가 모두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되어 있다. 이는 온전히 만점짜리 땅은 없는데도, 최고 권력자를 위해서는 만점짜리 땅을 찾아야 한다는 풍수가들의 무조건 충성심에서 우러나오는 강박(?)관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청와대에 들어가서 살펴보지 않은 탓에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의 지난 역사를 보고 지도로 살펴본 결과 경험칙으로 말 할 수는 있다.

역대 대통령들의 불행
제18대 대통령께서 취임했다. 문화대국으로 세계의 평화를 이룩하겠다고 일성을 갈했다.

우리의 근현대사를 보면 청와대를 거쳐 간 주인들의 삶에 질곡이 많다는 것은 너무나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승만 대통령은 부정선거로 4.19의거를 재촉하였으며 양야들 일가는 자살하고 본인은 하야하여 하와이로 망명하였다. 윤보선 대통령은 국가에 대한 비젼이 약했던 탓에 우유부단하게 처신하다가 5.16혁명으로 물러났고, 박정희 대통령은 경제 부흥의 토대를 닦았으나 중앙정보부장의 저격으로 서거했다. 전두환 대통령은 동생이 구속되고 자신도 백담사에서 현대판 유배생활을 하였으며, 노태우 대통령과 함께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불법비리에 대한 재판을 받고 무기징역과 17년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특별 사면되었다. 김영삼 대통령은 IMF 사태를 맞이하였고, 이권개입과 권력형 비리로 아들이 구속되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세 아들 모두 비리와 연루되어 재판을 받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형이 이권개입으로 구속되었고, 자신은 부엉이바위에서 몸을 던졌다. 이명박 대통령도 형과 정치적 동지들이 구속되었다.

대통령 개인적으로 불행한 일들이 연결고리처럼 이어져 있다. 우리나라 현대사의 가슴 아픈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는 전근대적인 잔재인 불합리한 정치적 경제적 먹이사슬이 그 원인이다. 먹이사슬의 희생자는 대통령 최측근들이다.

최고의 권력 주변에는 항상 독배가 늘려 있다. 통치철학이 없이 접근했다가 독배를 마실 경우 그 결과가 비참해진다는 것을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불나방이 불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불로 날아드는 격이다.

청와대는 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전쟁 후의 잿더미에서 경제적 성과를 이룩하여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어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도 세계역사상 유래가 없을 정도로 짧은 기간에 민주화를 이룩하여 세계인들의 부러움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이는 정권과는 무관하게 국운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달리 생각하면 최고권력자를 희생양(?)으로 삼아 대한민국의 국운이 상승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국운을 대상으로 본다면 청와대는 흉지가 아니라 길지吉地이다. 최고권력자의 행복을 위해 국민이 불행해진다면 소탐대실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이 불행해지더라도 나라는 발전하고 국민은 행복해져야 한다. 
대통령도 명예를 지키고 국민들도 행복해진다면 말할 것도 없이 좋은 일이지만, 대통령만 명예롭고 국민은 피폐해진다면 이는 원치 않는 일이다.

천시天時의 문제
최고권력자들의 희생을 막으려면 정치적인 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 국민의 인식능력은 세계일류인데, 이류의 정치시스템에 갇힌 정치인은 이류에 머무르고 있다. 이류 그룹의 정치인은 일류의 국민의 감시를 피해갈 수 없음에도 이류는 그 사실을 망각한다. 불행은 여기서 시작된 것이다. 2류 정치시스템이 바뀌지 않는다면, 역대 정권과 마찬가지로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들도 정권 말기에 구속되는 사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은 지리地理의 문제가 아니라 천시天時를 따르지 못한 기득권층들의 탐욕 때문이다.

과거 관행에 젖은 인사들이 최고위직으로 지명되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려면 과감한 개혁과 개과천선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들의 행보에 국민의 눈과 귀가 쏠린다. 그들의 성공은 국민의 성공이요, 그들의 실패는 국민의 실패이다. 그들만의 잔치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박근혜 정부의 성공여부는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평가로도 연결될 수도 있다. 선친에게 영광을 안겨드리는 방법은 국민을 위한 정부가 되는 길 밖에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명예로운 퇴임은 역대 대통령과 차별되어 또 다른 성공으로 칭송 받을 것이다. [q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