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순의 풍수시론 (16) 
월간서울시티 2013년2월호

청문회와 풍수문화 유산

청문회 시즌이다. 고위공직자와 정치인들의 생각과 생활태도에 국민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청문회에서는 새 정부에 입각할 사람들의 수준이 국민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키느냐가 관건이다.

지난 세월의 우리의 모습을 청문회를 통하여 영사기를 돌리는 것 같다. 청문회를 통해 비쳐지는 후보자들의 모습은 과거 우리나라 공직자들의 수준이다. 과거의 잘못된 행위를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현재를 지배하려고 하는 세력들을 더 이상 보듬을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반성하고 척결해야할 과제이며 단절할 기회가 청문회이다. 

관행은 도덕성의 기준이 아니다. 부패부정의 문고리이다. 관행을 들먹이는 자는 고위공직자가 되려고 하지마라. 고위공직자가 되려는 사람은 관행보다 더 높은 절대적인 도덕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관행은 존경받지 못한다. 관행을 말하는 자는 항상 핑계를 만드는 사람이며 탐욕에 젖은 사람이다. 탐욕은 자기 수양과 철학이 없는 사람에게 귀신처럼 그의 마음속에 숨어들어 주인행세를 한다. 탐욕은 자기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절제와의 자기 싸움이다. 고위공직자가 되려는 사람은 경영학, 법학 외에도 인문학을 통한 수양이 필수이다. 청문회 후보자들은 자기관리를 하지 못함에 대해 후회하곤 하지만, 이는 자기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인생철학의 부재에 관한 문제이다. 철학도 없는 사람을 고위공직자의 자리에 올릴 수는 없다.

청문회 무용론無用論을 경계한다. 무용론은 청문회에서 낙마한 사람을 감싸려는 것에 불과한 행태이다. 패거리 정치의 그림자이다. 돈의 문제에 있어서 합리적이고 도덕적이지 않은 사람은 고위공직자의 자리를 탐해서는 안 된다. 적어도 청문회에서 이 정도라도 걸러내야 한다.

풍수적 자기관리라는 말이 있다. 각 문중에는 풍수적 문화유산이 있다. 가문마다 다르지만, 정승을 배출하는 산실이 있고, 정승을 배출하는 조상무덤도 있다. 정승을 배출한다는 풍수적 문화유산을 지닌 가문에서 태어난 청년이 열심히 공부하여 과거에 합격했다. 집안의 영광이요 조상의 음덕이다고 믿었다. 그는 정승이 될 것처럼 조신하게 처신을 했다. 정승이 된다는 집안의 예언을 믿기 때문이다. 정승이 되기 위해서는 흠결을 최소한으로 줄여야 되고 주위사람의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자신이 자시의 미래를 만들어 놓고 자기관리를 하는 경우이다. 정승이 안 될 수도 있지만, 적어도 목표를 가지고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비젼이 없는 사람은 도덕성이 결여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 모某 국무총리후보가 청문회에서 한 말이 생각난다. “내가 국무총리 될 줄 알았다면 조심했을 텐데-”

미래에 대한 비젼이 없는 사람을 고위공직자의 자리에 앉힐 수는 없다. 서민에게는 먹고사는 문제가 여전히 힘든과제이지만, 국가적으로는 나라의 인재를 키우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다. 청문회 덕에 자기관리의 세대가 생겨났다고 한다. 수년 동안만 자기관리를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고위공직자가 되려면 50년 이상의 세월이 필요하므로 평생동안 자기관리가 필요하다. 이쯤 되면 자기관리가 아닌 자기철학이 있어야 한다.

청문회는 대장부를 찾아내는 작업이다. 맹자는 “천하의 넓은 집에 뜻을 얻지 못하면 홀로 그 도를 행한다. 부귀가 마음을 방탕하게 만들지 못하며, 가난이 절개를 없애지 못하고, 권위에 지조가 짓눌리지 않는 사람이 대장부이다.” 라고 했다. 진정한 대장부가 나와서 대한민국의 국민들을 행복하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박근혜 당선인의 원칙론을 되새겨 본다. 우리나라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나라였다. 부정부패는 자기에게 불편한 규칙은 지키지 않는 편법에서 자란다. 국격을 높이기 위해서 원칙이 지켜지기를 바란다. 강자를 위한 원칙이 아닌 서민을 위한 원칙이 지켜지면 대한민국의 국운은 승승장구하게 될 것이다. 그의 원칙론이 꽃피워지길 기대한다.[q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