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시론 (11) 대통령선거의 약방감초 풍수

대선이 다가왔다. 2012년12월19일이 선거일이다. 대통령선거 후보가 부각되면 이럴 때마다 빠지지 않는 예언가들이 나타난다.

예언가들의 판단수단을 보면 관상가는 관상을 보고, 명리가는 사주를 보고, 점술가는 점을 치고, 풍수가는 조상의 무덤이나 생가를 보고 예언을 한다. 벌써부터 잡지나 인터넷에 대단한(?) 예언가들이 난무하고 있다. 맞추면 대박이요, 못 맞추면 본전이라는 생각에서 말하는지도 모르겠다. 하기야 언젠가 대선에서 모씨의 대통령 당선을 맞춘 풍수사가 있었다. 그는 그 당시 정권의 비호 아래 국가적인 풍수프로젝트를 도맡아서 수십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적어도 3-4대라도 내리 맞춘 사람이 있었는가. 문제는 정확하게 맞추는 사람이 없다는 얘기이다. 조선시대에 왕께서 전국의 유명한 점술가들을 초빙하여(?) 어떤 사람의 과거와 미래를 알아보게 하였는데, ‘과거는 잘 맞추었으나 미래는 맞추기도 하고 맞추지 못하기도 했다(或中或不中)’는 것이 결론이었다. 이는 지금도 정확한 표현이다. 혹 맞추었다고 해도 그 때 한 번 뿐이다. 연이어서 맞추는 점술가는 매우 드물다.

올림픽 양궁경기 결승전을 보면 한 번도 실수하지 않고 연이어 10점을 맞추는 선수가 없다. 바람과 햇빛, 선수의 심리적인 변수가 따르기 때문이다.

대통령직은 혼자 당선되고 혼자 해먹는 자리가 아니다. 그룹이 움직여야 한다. 그렇다면 그룹의 구성원이 중요한 포인트이다. 그래서 당도 중요하고 선거대책본부장도 중요하며, 싱크탱크나 추종자들의 면면도 중요한 것이다. 이것이 첫째 변수이다. 두 번째 변수는 국제정세이다. 미국, 일본, 중국, 북한의 정세변화는 후보자들에게는 예민한 변수임에 틀림없다. 세 번째 변수는 경제이다. 국민들은 경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변수를 뛰어넘는 변수가 있다. 그것이 시대정신이다.

대통령은 시대정신에 부합되어야 한다. 시대정신은 천심(天心)과도 상통한다. 이것은 명리도 아니고, 관상도 아니며, 점술과 풍수와도 거리가 있는 이야기이다. 동양학에서는 천ㆍ지ㆍ인 삼재의 원리가 있다. 이것은 하늘과 땅, 즉 우주에서 사람이 생을 만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물론 천시(天時)만 보고, 또는 지리(地利)만 보고, 때론 인화(人和)만 보아도 예언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천ㆍ지ㆍ인 전체를 보고 예언하는 것만 못할 것이다. 불행하게도 삼재 모두에 통달한 사람이 대한민국에서 아직 출현하지 않고 있다. 아니 있어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도 누가 대통령이 될 지 맞추는 사람이 나올 것이다. 후보자 중에서 찍으면 되니까.

대통령은 절대적인 인물이 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이다. 아프리카를 여행하다가 사파리에서 두 여행자가 굶주린 사자를 만났다. 여기서 누가 살아남을 것인가. 사자보다 빨리 달리는 사람은 없다. 단지 상대방보다 빨리 달리는 사람이 살아남는다. 대통령 선거도 후보자 중에서 상대적으로 국민에게 어필하는 사람이 당선되는 것이다. 이미 후자가 되면 대통령이 될 자격은 갖춘 사람이다. 새로운 역사를 창조할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우리에겐 이미 그런 역사가 있다.

학문에 있어서 절대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학문이란 없다. 상호보완의존하면서 학문이 발달하고 있는 것이다. 자기의 학문에 대한 맹신이나 유아독존적인 사고방식은 학문을 경직되게 만들어서 오히려 학문적 분위기를 저해시킬 수도 있다.

풍수로 예언할 수도 있다.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닌 것도 사실이다. 같은 부모, 같은 생가에서 태어나도 성향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증조부모의 무덤, 조부모의 무덤, 부모의 무덤을 본 후에 생가와 성장한 거주지를 보고난 뒤, 지금 그가 살고 있는 집을 보면서 그 사람의 됨됨이나 성향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그의 미래에 대한 선택과 시대정신을 조합한다. 그리고 대략 짐작하여 벙어리처럼 침묵할 뿐이다. 이것이 풍수학의 즐거움이다. 임금처럼 말할 기회가 있을는지-. [qsoon]

김 규 순 (서울풍수아카데미 원장, www.location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