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매거진 vol. 12] 20131101_(5)

서초구의 풍수적인 분류

글 사진 : 김 규 순 (서울동인학회 원장. www.locationart.co.kr)

서초구가 풍수적으로 어때요? 라는 질문을 받곤 한다. 그것은 ‘밀양박씨는 착해요?’라고 묻는 것과 같다. 똑 같은 사람이 없듯이 똑 같은 땅도 없다. 하나하나 뜯어보고 살펴보아야 일 수 있다. 하지만 대략적인 것은 있다. 그것을 말하고자 한다.

서초구를 풍수적으로 구분한다면 서초동, 방배동, 반포동, 양재동으로 크게 4영역으로 분류할 수 있다. 영역을 나누는 기준은 두말할 것도 없이 산이다. 산이 땅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풍수학적으로는 산의 능선과 개천을 경계로 영역을 나누어야 하지만 편의상 행정구역으로 나누어 본다. 아무리 좋은 땅이라도 일장일단이 있기 마련이다. 좋은 땅은 복이 길고 흉이 짧으며, 나쁜 땅은 화가 길고 복은 짧은 곳이다.

먼저 서초동은 우면산의 중출맥이 한강을 분리시키며 감싸 안고 있는 알짜배기 땅이다. 고관대작보다는 돈 맛을 아는 알부자들이 선택하는 곳이다. 벼슬에 몸담더라도 돈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이는 성향이다.

방배동은 우면산의 좌측에 치우친 땅이다. 돈과 더불어 명예욕이 있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곳이다. 풍류에 남다른 재주가 있는 사람도 이곳을 선호한다. 고관대작이 속출하기 보다는 전문직종에 종사하거나 은퇴 후의 장소로 적합하다. 방배동에서도 방배골과 사당골은 사실 그 성향이 많이 달라진다. 사당골은 관악산의 입김이 강하므로 기질이 거친 사람들이 선호한다.

반포동은 반포천 바깥으로 한강과 맞닿은 곳으로 논현에서 내리 뻗은 땅이다. 이 땅은 물류중심센터로 개발했어야 하는 곳이다. 지금 고속버스터미널과 백화점이 들어서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아파트촌으로 둔갑해 있다. 교통의 편리성이 부각되기는 하지만 편안한 곳이 아니므로 기운이 쌓이기보다는 빠져나가는 곳이다. 의리나 명분보다는 이익을 쫓는 성향이 강한 곳이다. 반포동도 두 지역으로 나누어지는데 고속버스터미널 서쪽 평탄한 부분과 동쪽의 구릉지 부분이다. 구릉지에 사는 사람은 나름대로 한가닥 고집이 있다.

양재동은 양재천 남쪽과 구룡산 북쪽 사면이다. 나름대로 지형이 갖추어져 있어서, 마을이 형성될 수 있는 곳이지만, 완성도가 떨어져서 최상급지는 되지 못한다. 대학교가 들어섰다면 안성맞춤이었다고 생각된다. 양재천 북쪽의 양재동은 주택가보다는 주막이나 상가 또는 전시장이나 공연장에 어울리는 땅이다.

대략으로 구역을 나누어 풍수적으로 살펴보았지만, 세밀하게 구분하자면 산 능선과 골짜기마다 다르게 분석될 수 있다. 약간의 흠이 있다고 해도 서초구의 땅들은 흉보다 길이 많은 땅이다. 다만 개천이 급하게 치고나가는 곳이나 급경사지 등에는 집을 짓지 말기를 바란다.

그 외에 청계산 자락의 원지동, 우면산 남쪽의 우면동, 구룡산의 염곡동과 신원동, 대모산에 기댄 내곡동이 있으나 아직 활성화되지 않는 지역이라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q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