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204에 에버랜드, 서울랜드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오락시설인 잠실롯데월드가 있다. 롯데백화점, 롯데호텔, 민속박물관, 롯데잠실박물관, 롯데월드어드벤처, 롯데시네마영화관, 실내아이스링크와 매직아일랜드까지 각기 다른 파트가 모여서 하나의 거대한 복합단지를 구성하고 있다.

개발로 땅의 성격이 바뀌다

한강을 배경으로 잡은 자리이다. 사실은 이곳은 한강본류 바로 옆 땅이다. 잠실개발정책으로 강이 메워지고 아파트와 건물이 들어선 곳이 바로 레이크팰리스아파트이다. 석촌호수는 한강이 있었음을 말해주는 흔적이다.  잠실도의 남쪽인 이곳으로 한강의 본류가 흘렀다.

1920년도 지도를 보면 잠실은 섬이었다. 섬이름은 부리도浮里島였다. 남쪽의 한강의 본류를 메우고 북쪽의 지류를 확장하였다. 강북의 섬이었던 잠실섬을 송파구에 편입시켜 버린 것이다. 생태계를 바꾸어 버렸다. 땅과 강을 생명이 없는 물질로 접근한 무식한 판단이었다. 생태환경이 파괴된 만큼 땅의 팔자도 달라진다. 인간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 영장이므로 그곳에 사는 인간도 달라진다. 조선시대에는 의식주 생산의 중심지가 지금은 먹자판(새마을시장) 놀자판(잠실스타디움, 잠실롯데월드), 섹스판(방이동골목)으로 바뀌어 버렸다. 같은 섬이었는데 여의도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이다.

그런 의미에서 성격이 바뀐 땅에 잠실롯데월드 오락시설은 적절한(?) 자리를 잡은 것이다. 풍수학에서 물은 돈이지만, 현실적으로 놀이의 장소이기도 하다. 물가에 가면 어른이나 어린이할 것 없이 얼마나 재미있게 노는지를 알 수가 있다. 이곳은 물이 가득한 땅이니 그 땅에 어울리는 산업이라야 돈을 버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조선총독부가 1921년에 만든 서울지도_잠실섬(오렌지색상)과 잠실섬 아래쪽으로 한간의 본류가 흐르는 것을 보여준다. 탄천과 양재천도 꼬불꼬불 사행천이다.

대기업가의 안목은 다르다

건물의 모양도 한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 모양이다. 풍수에서는 이렇게 기운이 장대한 모양을 좋게 본다. 이러한 여러 사정을 감안하여 옛날 잠실나루터에 쇼핑과 숙박, 영화관 그리고 다양한 놀이터와 볼거리로 만들었다는 것을 볼 때 롯데그룹의 신격호 회장의 풍수적인 안목을 기업경영에 적용한 사실에 놀라울 따름이다. 1989년에 준공된 잠실롯데월드는 그 당시만 해도 효율성이 떨어지는 건물이라고 하였으나 지금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었다. 대기업가大企業家는 이런 안목이 있어야 한다. 중소기업가에게는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본받을 만하지만 이런 안목을 기대할 수가 없다. 작은 돈은 노력이 가상하면 가능하지만, 큰돈은 안목이 벌어주는 것이다.

 

석촌호수는 호수가 아니라 강이었다. 한강이 흐르던 강줄기였다는 것을 말해주는 흔적이다.
제2롯데월드가 건설되고 있다. 행주형의 섬이라 배가 무거워진다. 어차피 정박한 배라서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인가-? 물은 옛 길을 기억하고 있다.

안목의 본질은 풍수마케팅

쇼핑과 오락업은 자리 잡기가 마케팅의 알파요 오메가이다. 이것을 풍수마케팅이라고 한다. 풍수마케팅은 보이지 않는 질서를 찾아내는 작업이다. 풍수마케팅을 알지 못하면 유통업의 비젼은 찾기 힘들다. 자리 잡는 기술이 풍수마케팅의 본질이다. 대기업 오너와 CEO와의 차이가 바로 땅을 보는 관점, 즉 풍수마케팅의 안목이 다르다는 것이다. CEO들은 풍수마케팅에 투자할 생각을 하지 못한다. 투자와 동시에 산출이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것이 그들의 한계인지도 모른다.

만약 한강의 본류가 그대로 흘렀다면, 잠실롯데월드는 더욱 빛이 났을 것이며 아름다운 경관에 세계적인 명소가 되었을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보다도 몇 십 배의 막대한 부도 벌어들였을 것이다. 그것을 생각하면 롯데에게는 안타까운 일이다. 만약 한간의 본류가 복원된다면 잠실롯데월드는 지금보다 100배 이상의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다. [q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