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국제전자센터의 비애

서초동 남부터미널 건너편에 국제전자센터가 서 있다. 우면산 정상에서 동쪽으로 흐르던 능선이 동북간으로 방향을 바꾸어 내려온 듬직한 능선에 우뚝 서있다.
24층 높이의 대형건물인데, 24층에서는 북쪽은 한강을 넘어 북한산까지 보이며 서쪽은 관악산과 여의도까지 보이고 동쪽은 우면산의 우측 논현능선 위에 서 있는 건물들이 보여 조망권이 대단히 좋다.

능선 위의 건물
능선 위에 지어서 좋은 건물은 관청과 같은 국가기관, 학교와 같은 교육시설, 종교시설 그 외에 제사를 지내는 공간이나 납골당, 정자 등으로 압축된다. 실제로 향교나 서당, 사찰을 살펴보면 능선에 자리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지금도 학교는 높은 능선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능선 위에서는 집중이 잘된다. 산에는 정신을 집중하기 위해서 올라간다. 자칫 기분을 발산하기 위해서 산에 올랐다가는 사고를 당하기 쉽다.

상권을 사라지게 하는 운영
국제전자센타를 분양한 초창기에는 4평짜리 점포가 월세 300만원에 육박했다. 용산전자상가 또는 세운전자상가의 상권이 옮겨온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지하부터 9층까지는 집단상가, 12-13층에는 웨딩홀 그리고 14-15층은 오피스텔이고 16층 이상은 사무실이다. 16년전인 1997년 1월에 입주한 대형빌딩이다. 그러나 지금은 사무실과 오피스텔과는 달리 대형상가 매장이 비어가고 있다. 상가가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풍수적으로 접근해본다.

대형 상가가 망하는 풍수
기운이 순화되지 않은 능선 위에 있는 상점은 장사가 잘 안 된다는 것이 풍수적인 속설이다. 국제전자센터는 우면산의 우측 능선 위에 자리하고 있는데, 그 뒤에 있던 진로도매센타도 망했다. 1995년 6월29일 무너진 삼풍백화점도 우면산의 능선 좌측 능선 위에 서 있었다. 이렇듯 능선 위에 집단 상가를 지을 경우에는 결과가 좋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 집단 상가의 경우 평지가 제격이다. 국제전자센타의 입지조건이 나쁘지도 않다. 부근에 오피스텔 건물도 다수 있고, 지하철 역과 연결되어 있으며 남부버스터미널이 있어서 유동인구도 많지만 사정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삼풍백화점도 장사가 잘되었지만, 부실공사라는 전혀 다른 요인으로 붕괴했다. 진로도매센 타는 모기업이 망했다. 진로도매센타와 삼풍백화점과는 전혀 다른 요인으로 망하고 있다. 국제전자센타는 상권이 죽어서 장사가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상권이 죽는 경우이다.

원인은 달라도 결과는 하나_亡
우리나라 백화점들은 오전 10시에 오픈하여 오후 10시반에 폐점한다. 양판점은 8시에 오픈하고 밤 11시에 폐점한다. 상가들은 어떻게 하면 오픈 시간을 늘리느냐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국제전자센타의 운영 방침을 보면 이상하다. 오전 10시에 오픈하여 오후 8시면 폐점한다. 한달에 첫째주와 셋째주 일요일은 쉰다. 장사하기 싫다는 표현이다. 고객이 상가에 들어올 시간을 선택할 수 없다. 쇼핑몰에는 고객이 쉬는 시간에 온다. 그런데 퇴근시간에 문을 닫아버리고 일요일에 문을 닫아버리니 장사가 될 리 없다. 상가에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영업시간을 늘려주기를 학수고대하지만, 이루어지지 않는 모양이다. 상가를 위한 관리가 아니라 무언가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전달되어 온다.

무엇일까-. 궁금하다. 사람들이 합심하면 해결되지 않을 것도 없는데, 그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을 보면 때론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풍수적으로 일어나는 일을 무시하지 말라

우스갯소리이지만, 건물의 용도에 따라서 산신령(?)이 심술을 부리는 모양이다. 이상하게도 그 결과는 동일하지 않는가. 무슨 조화가 있는 것인가? 풍수는 믿지 않더라도 풍수로 일어나는 현상을 무시하지 말기를 바란다. 잘못하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진퇴양난에 빠진다. 이유를 모르면 무조건 조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물을 세운다고 모두가 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다. 

능선 자리에 대한 풍수에 의하면, 사람들이 고집스러워지고 욕심이 많아져서 판단에 오류가 생긴다. 공부하는 곳이라면 상관이 없지만, 장사하는 곳이라면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사공이 많은 사업을 해서는 안 된다. 의견이 부딪쳐서 배가 산으로 가는 꼴이 나는 것이다. 세상에는 불확실한 요인들이 무진장하게 깔려 있다. 그것들을 징크스라고 하기도 하는데, 이를 곧이곧대로 믿으려 하지 말고 내포되어 있는 의미를 새겨야 할 것이다. [q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