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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사가 심한 곳은 피하라 ]
山慾其迎水慾其澄
산은 나아가려 하고 물은 맑게 안정되려 한다. <청오경>

어떤 상권이든지 고객의 동선을 파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다만 고객의 동선을 파악하지 않으려 하거나 애써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을 뿐이다. 물이 흐르는 것과 같이 고객도 움직인다.물의 흐름을 보듯이 고객의 흐름을 볼 수 있다면 이미 성공한 매장이다.

건물 하나 차이에도 매출 차이는 엄청날 수 있다. 고객의 동선은 땅의 높낮이를 보면 풍수사가 아니라도 대충은 알 수 있다.사람은 빨리 지나가고 싶은 곳이 있고 머물고 싶은 곳도 있다.(22,역삼역에서 찍은 강남도로 사진)

경사진 곳은 물도 빨리 흘러가기 마련이다. 물의 흐름이 빠른 곳에서는 바람도 세차다. 물 흐름이 빠르고 바람이 세찬 곳에는 사람이 오래 머물지 않은 곳이다. 그런 곳에서는 생각을 하는 공간이 될 수 없다. 여유를 피울 공간이 아니다. 바람 부는 언덕에서는 풍광을 구경하는 곳이다. 거기에서 공부를 한다거나 무언가를 꼼꼼히 생각할 수 없는 곳이다.

땅은 정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지만 경사진 땅은 동적인 기를 갖고 있다. 사람이 말을 타고 할 수 있는 것은 주마간산(走馬看山)이다. 제대로 보지 못할 뿐이며 스쳐지나 갈뿐이다. 그러므로 경사가 심한 곳에는 중-대형 가전유통업이 성공하기 어렵다. 경사가 있는 곳에 있는 건물은 입구에 계단이 있기 마련이다. 계단은 언덕이다. 물은 언덕을 넘지 못한다. 계단은 유통업에서는 불리한 조건일 수밖에 없다.

고객의 동선은 이미 파악했듯이 물길과도 다르지 않다.물길 중에서도 천천히 흐르는 곳을 택해야 한다.즉, 평탄한 곳이 경사진 곳보다 유리한 곳임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경험상으로도 눈 비 올 때 경사진 곳은 걸어 다니기가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장사는 맑은 날만 하는 것은 아니므로 일년 12달을 다 고려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렇다고 죽은 뱀같이 축 늘어진 땅도 죽은 땅으로 보니 풍수라는 것이 얼마나 골치 아픈 학문인가. 풍수사의 실력은 순도가 얼마나 높은지가 판가름한다. 다른 말로는 적중률의 정도이다. 그 순도를 높이기 위해 정통 풍수사들은 정말 열심히 공부한다.

푹 퍼진 땅도 기가 없다 경사진 땅도 기가 흘러버린다고 하니 어떤 땅이 좋은 땅인가. 이것이다 저것이다가 아니라 변화의 길목을 잡이야 한다. 인생의 모서리를 돌면 어떤 인생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한 변화의 길목이라면 좋다. 즉, 용이 몸을 뒤틀면서 변화하는 길목을 잡으면 대박의 자리가 될 수도 있다.

여러 상업지역을 분석해 보면 이러한 공통점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강남사거리 길을 따라 서초동지역과 역삼동지역으로 2등분해서 보면 역삼동지역은 비즈니스가 강하고, 서초동지역은 유통업이 강한 것을 알 수 있다. 역삼동역에서 서쪽으로 경사를 이루면서 역삼동을 이루고는 강남대로를 거치면서 평편해지는 구역을 만들고는 물을 만난다. 이 물은 우면산에서 시작하여 서초구청 앞을 에서 이면도로를 통하여 강남역 방면으로 흐르다가 뉴욕제과 뒷편에서 좌회전하여 진흥아파트를 가로질러 고속도로 아래를 횡단한다. 이 개천은 복개되어 개천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원상복구한다면 이 개천의 좌우의 땅들은 장한 기가 더욱 길하게 될 것이다.

경사진 땅이라고 해도 처음부터 끝까지 경사가 진 땅이 있는가 하면 중간 중간에 변화를 보여 평편해졌다가 다시 경사가 지는 땅이 있다. 또한 땅이 좌우로 구불구불해지면서 내려가는 땅도 볼 수 있다. 이 중에서 자연스럽게 변화가 이루어진, 다시 말해서 주위의 모습이 유정하다면 그 곳이 좋은 곳이다.

그리고 경사진 곳에서 건물의 반향을 잘못 잡으면 앞이 너무 높게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곳에서는 사무실이나 매점을 오픈 하려면 신중을 기하여야 하며 고객의 입장에서 보아 긴장감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그 방법으로는 앞에 있는 높은 절벽 같은 큰 건물이나 큰 산이 보인다면 그것을 잠시라도 보이지 않게 하거나 보지 않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면 그나마 그 때는 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