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보다 밭이 문제이다

주택풍수의 중요함을 말하고자 한다. 주택풍수를 말하려면, 집터가 가장 중요하고, 두 번째가 집의 방향과 모양(家相)이다. 그 다음이 집의 구조이며, 마지막으로 풍수인테리어이다.

지금 우리에게 풍수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이 무덤이다. 그만큼 무덤과 풍수와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것은 조손(祖孫)을 연결하는 고리로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바탕에는 유교라는 철학이 버티고 서 있다.

고려시대만 하더라도 마을풍수와 사찰풍수가 성행했다. 그렇다고 무덤풍수가 없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도선국사의 설화를 살펴보더라도 주택풍수와 사찰풍수가 가득하다. 신라시대에도 석탈해의 주택풍수이야기가 삼국유사에 실려 있다.

당나라 때에 풍수학이 완성되고 널리 퍼졌으므로 신라왕조도 풍수가 성행했다는 것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역사적인 기록으로 찾아보기 힘들지만, 도선국사와 최치원과 같은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풍수에 대한 식견이 풍부한 것으로 증명된다.

씨를 자갈밭에 뿌려보면 성장이 신통찮으면 열매를 거의 맺지 못한다.
진흙에 뿌리면 특별한 종자가 아니고서는 대부분 뿌리가 썩어서 죽어버린다.
모래밭에 뿌리면 대부분 말라 죽거나 바람에 쓰러져 열매를 맺지 못한다.

옥답에 씨를 뿌려야 좋은 열매를 맺는다. 하지만 옥답이라도 내팽개쳐 놓으면 안 된다. 거름을 주고 잡초를 뽑아주어야 한다. 이런 사실을 보면 씨가 아무리 좋아도 환경이 조성되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말이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이미 사람이 태어났다. 그러면 그 사람을 어디서 어떻게 성장시키느냐의 문제가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 풍수학적으로 접근을 한다면 주택풍수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마을이 중요하다. 서울, 부산, 광주도 중요하고, 강남구, 서초구, 도봉구도 중요하다.

그 다음 집터의 자연적 형세와 모양이 중요하다. 집터는 용맥을 찾아서 잡는 것이 아니라 형국을 보고 선정 것이 일반론이다. 주택풍수의 경우 견불견 원칙이 매우 강하게 작용한다. 문필봉이 보이지 않는 것보다 안산으로 집 앞에 있는 것이 더 큰 작용을 한다.
그 다음이 집의 설계구조를 따지고 풍수인테리어에 노력할 일이다.

<황제내경>에도 “조상의 묘가 흉하더라도 사는 집이 좋으면 정승이 난다”고 했다.

지금 대통령이 났다고 하면 조상무덤부터 뛰어가는 사람이 많다. 저의 경험으로는 조상의 무덤이 좋아서 대통령이 되었기 보다는 생가나 자택의 자리가 좋아서 그런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의 조부모무덤이 좋다고 하나 터무니없는 소리였다.

말도 못하는 조상의 무덤 탓일랑 하지 말고 자기가 사는 집이라도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바란다. 좋은 자리라면 우선 그 집에 사는 사람이 그 효과를 볼 것이니 그 후에 조상의 무덤이 흉지라면 옮겨도 될 일이다.

씨가 아무리 좋아도 자갈밭이라면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
씨가 나쁘다고해도 옥답이라면 좋은 열매를 맺을수도 있을 것이다.

타고난 유전자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도 환경의 중요성을 간과하면 안된다. [q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