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가에 대한 생각, 그리고 산부인과 병원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생가


생가(生家)란 어떤 사람이 태어난 집을 말한다. 영어로는 birthplace이다.
태어나지는 않고 그냥 사는 집은 생가라고 하지 않는다.

위대한 인물들의 생가는 국가적으로 특별히 보존 관리한다. 생가를 보존하는 것은 위대한 정신을 기리는 한 방법이며, 후손들이 본받게 하기 위함이다.

생가는 그 사람을 기념하고, 연구하고, 학습하며, 관광을 목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방문을 한다. 우리가 위인전을 읽듯이 그 사람이 살아온 자취를 더듬으면서 그를 만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위대한 사람이 많은 만큼, 생가도 많다. 영국이 인도와도 바꾸지 않는다는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생가,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생가, 노예해방을 선언한 링컨의 생가, 율곡의 오죽헌, 퇴계선생태실.

생가란 건물만을 일컫는 것은 아니다. 생가 위로는 하늘이 있고 아래로는 땅이 있으며 주위에는 자연이 있다. 이 모든 것이 생가이다. 그가 뛰어 놀던 마당과 동네 어귀까지. 소위 북현무 좌청룡 우백호 남주작까지 통틀어서 말해야 한다.

옛날 사대부 가옥인 고택에서는 산실 또는 태실이라고 하여 아기 낳는 방이 따로 있는 경우도 있었다. 퇴계태실, 의성김씨 내앞종택의 산실, 고성이씨 임청각의 산실, 양동마을 경주손씨의 서백당, 특히 임청각은 인재의 산실이라고 불릴 울만큼 많은 인물이 태어났다. 그 외에는 대부분 종택의 안채에서 아기를 낳았다. 종택의 안채는 집터 중에서 가장 좋은 자리이다. 궁궐 중에서도 가장 좋은 자리가 안채격인 교태전과 강녕전이다.

고택에서 성스러운 공간은 사당이며, 그 다음으로는 아기를 낳는 방이다.

아기를 낳는 방이 성스러운 공간이라 함은 가문의 미래를 열어가는 주역을 생산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택에는 사람이 늙어서 죽어가는 방이 있는가 하면 새 생명이 태어나는 방이 따로 있었다.

지금의 세대에게는 생가가 없다. ‘어디서 태어났는가’하고 물으면 ‘OO산부인과병원’이라고 답한다. 대도시의 신생아 95%이상이 병원에서 태어났을 것이다. 병원이 생가(?)이다.

인걸지령이라 했다. 걸출한 사람은 땅의 영험함에 영향을 받는다는데, 나라의 가장 중요한

성장동력은 바로 사람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하여 뛰어난 인재, 빼어난 인재, 불굴의 인재가 태어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아기 낳는 병원을 길지에 세워야한다. 춘천서면의 박사마을이 아니더라도, 영양군 주실마을과 같이 학자마을은 아니더라도, 임청각에서 아기를 낳을 수는 없지만, 이 나라의 동량으로 키울 인재를 생산한다는 일념에서 산부인과 병원을 짓는다면 반드시 풍수를 따져봐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풍수를 보고 산부인과병원을 짓는다면 필자가 봉사해드리겠다.

산부인과 병원의 등급은 시설과 의사의 자질이 우선되어야 하겠지만, 결론적으로는 많은 인재가 태어난 곳이 가장 우수한 산부인과 병원이 되어야 할 것이다. [q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