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들이여 선거사무소에 가보자

제19대 국회의원 선거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선거철이 되면 풍수가 잦은 초빙을 받는다. 점술의 경우 예언가에게 찾아가서 답변을 듣지만, 풍수는 현장을 분석해야하므로 풍수사가 선거사무소를 방문한다. 이런 현상은 국회의원 후보자들은 좋다는 것은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경향에서 비롯된다. 후보자가 직접 챙기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추종자나 참모들이 챙기므로 싫다고도 할 수 없는 입장이다. 그들은 당사자보다 더 열성적으로 후보가 당선되기를 갈망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후보를 지지하는 행위로 이해한다면 나쁘게만 볼 수 없다.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고 희망을 주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선거사무소와 풍수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것일까. 풍수에서는 선거사무소를 보고 그 후보의 성향을 파악하게 된다. 족집게라고 할 수는 없어도 대개 당선여부를 추측할 수 있다. 선거사무소는 그 후보가 살아온 철학이 반영되어 있으며, 후보의 역량이 녹아있는 야전사령부이다. 옛날에는 전쟁터에서조차도 장군이 풍수사를 대동하고 다니면서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를 잡게 했다. 그 만큼 자리는 중요한 것이다. 있어야 할 자리에 있어야 한다.

유권자가 선거사무소를 찾아갈 경우에 선거사무소의 분위기가 유권자의 인상에 영향을 미친다. 내부이던 외부이던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므로 선거운동의 범주에 선거사무소의 자리를 포함시켜야 한다. 선거사무소를 잘못 얻었을 경우에 유권자들은 지나가면서 한마디씩 할 것이다, “뭐 저런 곳에 사무실을 만들었어..??!!!”

유권자도 2주 만에 결정해야 한다. 후보를 파악하지 못하면 언론의 횡포에 휩쓸려가기 쉽다. 지금의 정치적 화두는 소통이다. 과연 소통이 이루어지는 선거사무소인지를 확인해보라. 후보의 소통능력은 그를 만나지 않아도 선거사무소에 가면 알 수 있다.그 후보의 생각이 반영되어 있으므로 유권자들은 유심해서 사무소의 분위기를 느껴보자.

그곳에 가서 무엇을 보아야 하는가. 풍수적인 식견이 없어도 된다. 그곳의 분위기를 느껴라. 그 분위기가 곧 풍수의 냄새이다. 후보가 내공이 있으면 장소나 구조 그리고 배치도 적당하며 분위기가 업(up)되어 활기가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후보자의 내공이 사무소의 풍수적 기운과 더불어 기운을 조성한다. 우리는 그것을 보고자하는 것이다. 이것이 선거사무소의 분위기이며 후보의 당선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맛있는 음식은 냄새부터 다르다.

풍수사가 후보자를 당선시킬 수 있는 재주는 없겠지만, 후보자의 역량을 좀 더 발휘하도록 할 수는 있다. 풍수는 사무소의 기운이 생동하도록 만든다. 이것이 풍수의 힘이다. 이 말은 두 후보자가 막상막하의 경쟁을 다툴 때에는 효과가 백배이다. 양동이의 물이 흘러넘치게 하는 것은 결국 한 방울의 물이기 때문이다. 자리 잡는 법을 모른다면 전문가를 데리고 다니는 것이 현명하다. 영어를 못하는 대기업 회장이 영어도사를 고용하는 것과 같다. 위치선정과 자리배치의 전문가는 풍수사이다. 전문가를 인정하고 전문가를 활용하는 후보가 당선될 것이다. 약은 약사에게 자리는 풍수사에게.

김규순 서울풍수아카데미 원장 www.locationart.co.kr

월간 서울시티 2012년 3월호에 실린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