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기술학에 해당되는 조선시대의 잡학은 역과(譯科)·의과(醫科)·음양과(陰陽科)·율과(律科) 등이 있었다. 역과는 외국어 통역사로, 의과는 한의사로, 율과는 변호사와 법무사로 발전하였으나, 음양과의 명리학과 풍수학은 아직도 완전히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풍수학은 그래도 조경학, 건축학, 도시계획학, 국문학, 지리지형학 등의 분야에서 대학원을 통하여 박사가 배출되고 있다. 국악과 한의학 등 극히 일부분야를 제외하고는 전통지식과 관점을 배제한 채 서양문물이 도입되는 바람에 우리의 것을 경시하는 풍조가 사회전반에 퍼졌다. 이는 서양의 문물을 중시하는 일제의 통치방법에 의한 것이었다. 일제의 이러한 선택은 일본에서는 아예 전통 의학이 사라지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한겨레 풍수학교가 2000년 전북 임실에 세워졌고, 녹색대학이 박재일, 이선종, 장회익, 정일상, 홍순명 등 공동대표에 의해 경남 함양에 2003년 대안대학으로 설립되어 풍수풍류학과가 생기기도 했다.

독립 70년을 맞이하여 우리는 전통콘텐츠로 지정된 풍수가 풍수학인에 의해 대한민국의 전통학문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한겨레 풍수학교와 녹색대학의 풍수풍류학과의 전통을 이어받아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학문을 정립하고자 7명의 풍수학자가 뭉쳐서 한국풍수학교(2015.01.09-12)를 열었다. 

옥한석 강원대학교 교수, 조인철 원광디지털대학교 교수, 정경연 인하대학교 겸임교수, 박재락 영남대학교 겸임교수, 지종학 서경대학교 겸임교수, 김병우 대구한의대학교 교수, 이형윤 대구가톨릭대학교 겸임교수 등 7명의 풍수학인들이 2박3일동안 참가자들과 숙식을 같이하면서 강의과정의 Lecture Course와 토론과정의 Worksop Course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교수진과 진행자 그리고 참가자 60여명이 모여 풍수학에 대한 열정을 유감없이 드러내었다. 비록 일회성의 행사였지만, 연속성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이에 옥한석 1기 교장께서는 자발적으로 2기 학교장을 맡으실 분이 나와서 한국풍수학교의 전통이 이어지기를를 희망했다.

풍수학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가기 위해서 제도권 진입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모색하기로 하였으나, 사회적으로 많은 제약이 있어서 연구 활동 외에는 뚜렷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우선은 강단에 있는 풍수학인들의 소통이 있어야 하고, 그 다음 재야 풍수사들도 한 마음 한 뜻으로 단합하여 제도권으로 진입할 초석을 다져야 할 것이다.

한국풍수학교의 일회성 행사로 풍수계의 산적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풍수학인들의 노력으로 대한민국 풍수학계의 새로운 터닝 포인트가 되기를 바란다.

이미 4년제 대학으로 원광디지털대학교 동양학과 풍수전공와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동양학부 풍수전공이 설치되어 있다. 대학원으로는 영남대학교 환경대학원과 한국학과에서 석·박사를, 대구가톨릭대학교 일반대학원 지리학과에서 석·박사를, 인하대학교 정책대학원에서 석사를, 대구한의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 풍수지리관광학과에서 석사과정, 그리고 동방대학원대학교에서도 풍수학인이 배출되거나 배출될 예정이다. 또한 다른 많은 대학교에서도 풍수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풍수학인과 재야풍수사들의 많은 연구와 발전으로 대한민국의 풍수가 새로운 한류로 발돋움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