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서울시티_문화시론 2015007

메르스의 확산과 진정

글 :: 김 규 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는 바이러스에 의해 폐렴을 일으키는 전염성이 강한 질병으로 치사율 또한 높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메르스 치사율은 20%이다.

우리나라에 지난 5월20일 메르스 첫 환자가 발생했다. 일어나지 않아야 될 일이지만, 전 세계가 안방처럼 이어져 있는 상황에서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었으므로 그 대비도 철저해야 했다.

그 이유야 어찌 되었던 방역 당국의 대응이 미진하여 메르스의 확산을 저지하지 못한 사태를 유발했다. 전 국민은 공포와 불안에 휩싸였다. 과연 정부는 뭘 하는지 모르겠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국가 방역시스템이 무너졌다는 말까지 나왔다. 전염병 앞에 놓여진 국민은 국가가 아닌 자신이 자신을 보호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말까지 나왔다. 국민은 극도의 불안에 휩싸였다.

메르스 확산의 진원지가 삼성병원이라는 사실이 뉴스에 오르내렸다. 우리나라에서 일류를 표방하던 삼성병원이 어떻게 그 지경이 되었는지 의아하기 그지없었다. 물론 삼성병원은 삼성그룹에 속하므로 세계적으로도 그 명성과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참으로 한탄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삼성의 이미지가 대한민국국가의 이미지 보다 더 높은 마당에 삼성의 실수나 착오는 국가이미지 실추에 직격탄을 쏜 것과 같다. 삼성병원은 이번 사태에서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의 초동현장조사를 막았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삼성병원은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자기병원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보건을 일정부분 책임져야 할 대형병원이 아닌가. 병원에게 권리는 없다. 의무만이 있을 뿐이다. 국민이 없는 병원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이 우리나라 의료체계이다.

7월1일 현재 확진자 182명, 사망자 33명…퇴원 97명, 치료 중 52명으로 발표되고 있다.

발병 50여일이 지난 지금 진정국면에 들고 있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전염병은 격리조치가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전염병균이 확산되지 않도록 멸균시스템도 갖추어야 한다. 격리란 많은 사람이 동시다발적으로 접촉하는 현대사회에서 쉬운 일이 아니다. 공기순환시스템이 있는 건물이라면 건물 안에 있는 사람이면 모두가 거의 동일한 공기를 흡입하고 있는 것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격리가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공공의료체계를 다시 점검하여 이런 불상사에 완벽하게 대응할 태세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다시금 이런 불행한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의료기관들은 고민을 해주기 바란다.[q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