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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美 최고 부동산 개발회사의 관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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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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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움직이는 도시엔 거품이란 없죠’’
美 최고 부동산 개발회사 ‘더스트’ 회장, 신영 정춘보 회장을 만나다
뉴욕=장원준 산업부 기자 wjjang@chosun.com
입력 : 2007.05.25 12:00
- ■ 질문에 답한
더글러스 더스트
실시간 나스닥 지수와 함께 현란한 화면이 번쩍이는 뉴욕 맨해튼의 초대형 전광판은 우리에게도 낯익다. 새해를 맞는 뉴요커들이 집결하는 곳도 이 전광판 옆이다. 바로 이 전광판이 장착된 ‘4 Times Square 빌딩’이 더스트사(The Durst Organization)가 짓고, 보유 중인 대표적 건물이다.
바로 옆에는 또다른 초대형 건물 ‘BOA타워(The Bank of America Tower)’가 하늘로 솟고 있다. 아메리카 은행의 새 본사가 될 이 건물 역시 더스트사가 짓고 있다. 뉴욕 맨해튼의 최고 요지에 등을 포개고 서는 두 건물이 더스트사의 작품이자 자산이다.
더글러스 더스트(Douglas Durst)는 미국 최고의 부동산 개발회사 중 하나인 더스트사의 현 회장이다. 그는 미국 뉴욕에서 3대째 개발 사업을 해온 부동산 명문가의 현역 대표 주자이자, 미국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윤리적인 디벨로퍼로서 명망이 높다.
■ 질문을 던진 정춘보
더스트 회장에게 질문을 던진 신영 정춘보(鄭春寶·51) 회장은 한국 최고의 디벨로퍼라는 데 업계의 이견이 없다. 1997년 분당 구미동에 세운 오피스텔 ‘시그마Ⅱ’를 시작으로, 분당 정자동 ‘로얄팰리스’, 용인 ‘죽전 프로방스’, 서울 ‘마포 신영지웰’ 등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한국 부동산 개발의 역사를 써왔다.
정 회장은 15만여 평의 청주 대농 공장 땅에 ‘미니 신도시’인 ‘지웰시티’를 세우면서 또 화제를 뿌리고 있다. 유명 골퍼 미셸위가 광고 모델로 나오는 바로 그 사업으로, 한국판 ‘롯폰기힐스’로 불린다. 55층짜리 랜드마크 타워를 비롯해 초고층 주상복합, 백화점, 복합쇼핑몰, 미디어센터, 호텔식 고급 임대아파트 등이 들어선다.
인터뷰는 최근 뉴욕 맨해튼 6번 애비뉴(avenue) 1155번지에 위치한 더스트 본사 회의실에서 이뤄졌다.
―뉴욕처럼 오피스 빌딩이 번창하는 지역은 어떤 특징이 있는가?
“뉴욕은 경제와 문화의 세계 중심이라는 경쟁력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똑똑하고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든다. 이게 강점이다. 오피스 빌딩의 성패는, 나아가 부동산 개발이나 그 도시의 성패는, 그곳에 얼마나 우수하고 역동적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연봉을 받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자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모이느냐에 달려 있다.”
더스트사와 업무 제휴 중인 부동산 종합서비스사 ‘멀티 캐피털(Multi Capital Group)’의 에이브 자이거만 부사장은 “뉴욕 등 미국의 부동산 시장은 금융시장이 CMBS(상업용부동산저당증권)나 CDO(부채담보부증권) 같은 첨단 리스크 분산 기법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면서 역동적 활황세를 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CDO 등에 따른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의 부실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근본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금융 기법 발전의 혜택을 보고 있다는 게 자이거만 부사장의 분석이고, 더스트 회장도 이에 동의했다.
―당신 같은 부동산 거물은 부동산의 어떤 점을 가장 따지는가?
“기준? 3가지다. 첫째, 로케이션(location)이다, 둘째? 로케이션이다. 셋째? 로케이션이다. (웃으며) 물론 이는 오래된 부동산 격언이다. 부동산 성패를 가르는 압도적 관건은 입지다. 우선 교통편 이용이 쉬워야 한다. 둘째, 범죄율이 낮아서 살기 안전해야 한다. 셋째, 기후나 환경, 함께 지내는 이웃이 쾌적하고 따뜻해야 한다. 넷째, 공원이나 다른 천연 자연환경과 가까울수록 좋고 산업 시설로부터는 멀수록 좋다.”
―BOA타워는 세계적인 친환경적 초고층 건물로 유명하다. 친환경 빌딩 개발에 왜 집중하나?
“1차적 장점은, 당연히 환경을 덜 해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앞으로 우리 행성(지구)의 미래를 위해 친환경적 건물의 개발은 피해갈 수 없다. 어차피 갈 길이라면 먼저 나아가는 편이 유리하다.
하지만 ‘친환경’은, 예상과 달리 빌딩의 효율성이란 면에서도 탁월하다. 최근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건물 내에 정화 장치를 더 많이 장착하고, 더 많은 양의 외부 공기가 유입되고, 더 많은 양의 외부 빛이 활용되는 건물의 경우, 그 건물 안에서 일하는 근무자의 생산성이 약 15%까지 높아진다.
고급 인력들의 생산성이 이렇게 높아지면, 그 기업의 수익성도 좋아진다. 따라서 좋은 기업들은 조금 더 비싼 임대료를 내더라도 그런 건물에 입주하려고 하고, 친환경적 건물을 개발한 디벨로퍼는 더 많은 수익을 올리게 된다.
오피스 건물의 최신 트렌드는 환경을 생각하는 디자인이다. 가까운 장래에 오피스빌딩은 자체 에너지를 생산해 사용하고, 빗물 등을 건물에 저장해놓았다가 사용하며, 물을 사용하지 않는 소변기 시스템을 활용하고, 태양 에너지를 더욱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쪽으로 진화할 것이다.”
―미국시장의 부동산 거품론을 어떻게 보는가?
“도시마다 사정이 다르다. 뉴욕,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워싱턴DC와 같은 주요도시는 전망이 좋다. 중요한 관건은, 과연 그 도시가 24시간 돌아가느냐 하는 점이다. 도시가 낮에는 물론이고 밤과 새벽에도 계속 살아있다면, 자연스럽게 일자리와 엔터테인먼트를 찾는 젊은 세대들이 유입되게 마련이다. 이들 중에는 대체로 역동적이고 우수한 인재들이 섞여있고, 이들은 탄탄한 소비층으로 자리잡게 된다. 24시간 살아 있는 도시의 부동산 가격에는 거품이 잘 끼지 않는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로스엔젤레스(LA)는?
“LA도 기본적으로 ‘살아있는 도시’다. 다만 지역별로 다르다. LA 교외 지역은 모든 지역을 차량으로만 이동해야 하고, 영화 산업 등 일부 산업만 편중돼 있다는 점이 단점이다. 하지만 LA 다운타운은 다르다. 이곳은 살아있는 지역인 데다 정부의 도심 재개발 정책까지 더해져서 매우 활성화되고 있으므로 전망이 좋다.”
―더스트사가 미국의 중심부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우리만의 비결 같은 것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게(nice) 대한다는 점이다. 누가, 언제, 얼마나 중요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자리에 가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따라서 ‘누구에게나’ 친절해야 한다.
두 번째로 세심한 자금 관리다. 프로젝트 내내 일관된 기반 위에서 자금 집행에 집중해야 한다. 부동산 개발업에서는 밸브 하나를 파이프에 깜빡 잊고 연결하지 않는 식의 작은 실수 때문에 2주쯤 사업이 지연되고 수만 달러의 손실이 나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셋째, 새로운 실수는 즐겁게 범하되, 똑같은 옛 실수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
넷째, 부동산 경제 예측은 기상 예보보다 덜 믿을 만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당신 주머니에 지금 10억 달러가 있다면 어디에 투자하겠는가?
“재활용산업이다. 재활용산업이야말로 우리의 미래다. 장래에 우리는 아마 모든 것을 재활용할 수 있게 되고, 거의 모든 생산품은 재활용되는 재료로 만들어질 것이다. 수익성도 높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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