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매거진] 20140405

서초구에서 떠오르는 동네_ 우면동

우면동은 우면산 남쪽 기슭에 위치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울 속의 따스한 시골이었다.

내재된 가치는 무궁하였으나 그 동안 그린벨트에 묶여 개발되지 못했다. 한적한 농촌과 같은 분위기의 송동마을과 형촌마을은 전원마을로 각광받았다.

우면동은 우면산을 등지고 청계산을 바라보는 형국인데 관악산에서 발원한 양재천이 감싸며흐른다. 우면산과 청계산이 만든 형국은 형촌마을의 동쪽 능선과 청계산의 옥녀봉능선의 끝자락이 만나는 곳,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앞에서 양재천이 빠져나가면서 마무리된다.

큰 국세는 아니지만 아담한 형국으로 살기에 좋은 곳이다.

그래서인지 우면산 남쪽은 소위 묘밭이다. 묘밭이라 함은 무덤이 많았다는 의미이다. 지금도 쟁쟁한 묘지가 많이 남아 있다. 월산대군이정 태실, 성석연묘, 단종 장인장모묘 정도는 역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무덤들이다. 특히 성석연묘는 명당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북현무 우면산, 남주작 태봉, 좌청룡, 우백호 그리고 내명당과 외명당 등 잘 짜진 모양이다.

그린벨트로 자연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던 우면동이 지금은 말 그대로 상전벽해이다.

왕복 4차선이던 양재대로가 6차선으로 확장된 것이 25년 전인데, 2004년1월6일 우면산터널이 뚫리면서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더니만, 요즘은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공사가 진행 중으로 교통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조용하고 전원분위기의 우면산이 차량통행으로 인한 먼지와 소음으로 거주환경이 나빠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초지구보금자리가 지어져서 입주를 하고 있다. 논밭과 비닐하우스가 있던 자리에 도시가 형성된 것이다.

이 지역에 연구단지도 많다. KT연구개발센터, LG전자기술원, EBS방송센터가 자 리잡고 있었다. 청계산과 관악산의 영향으로 연구 성과가 좋은지 우면동에 3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삼성전자 우면R&D센터도 건립 중이다.

서울이 과대팽창하면서 미처 도시계획과 도시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곳이거나 비어있는 공간을 이용하여 땜방식으로 도로를 내고 있다. 도로를 내는 것은 접근성을 좋게 하는 효과가 있지만, 고가도로를 만들면서 이리저리 땅을 조각내는 나쁜 작용도 한다. 개발을 하더라도 땅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개발은 땅을 조각내는 것만 신경을 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살기 좋은 지역이 깨어지는 것만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 이번 강남도시고속도로는 아파트 옆을 지나간다. 소음과 먼지가 주민들에게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 알면서 모르는 채하는 것이 안타깝다. 풍수경전에서도 소음은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므로 조심하라고 하였다. 도시고속도로를 내더라도 개발이 되지 않는 청계산 쪽으로 만들었으면 우면동의 거주환경은 훨씬 좋아졌을 것이다. 소음을 막기 위해 투명방음벽을 만들고 있지만 이것 또한 야간에 차량의 불빛이 아파트를 침범할 것이므로, 또 다른 심적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다. 주거환경을 주민의 입장에서 생각하여 만들어 나가야 한다. 예산타령이나 책상에서 줄긋는 식의 안일한 도시계획은 자제되어야 할 것이다.[q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