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매거진 Vol.8]  2013년 9월13일자

좋은 집(아파트) 선정하는 방법_ 그 첫째

김 규 순 (서울동인학회 원장 www.locationart.co.kr)

좋은 집에 살고 싶은 마음이야 모든 사람들이 가지는 인지상정이다.
“어떤 집이 좋은 집인가” 라는 고민부터 해야 한다. 사람마다 좋은 집이 다르기 때문이다.

공부에 한이 맺힌 사람은 자식이 공부를 잘하면 좋겠고, 가난에 한이 맺힌 사람은 부자로 살면 좋겠고, 5대 독자 외동아들은 자식을 줄줄이 많이 낳고 싶고, 평생을 병마를 달고 산 사람은 건강하게 살고 싶다. 결론적으로 이 모든 것은 만족시키는 집은 없다.

이중환의 <택리지>라는 책이 있다. 좋은 동네 고르는 방법이라는 제목이다. 공자도 “살기 좋은 동네에서 산다는 것은 아름답다”고 했다. 즉 집 보다는 마을을 먼저 선택의 기준에 두고 있음이다. 좋은 집을 고르려면 좋은 마을을 먼저 골라야 된다는 결론이다. 좋은 마을 안에 좋은 집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마을을 결정하는 요소는 산과 물이다.

좋은 마을은 좋은 산이 결정한다. 이것이 가장 큰 명제이다. 그 중에서도 듬직하고 크고 넓게 발달한 능선이 좋은 자리이다. 이런 조건을 갖고 있는 동네가 서초구에 많다. 능선이 잘 발달되어 있는 것이 서초구의 특징이다. 편평한 산등성이나 산언저리에 편안하게 자리할 수 있는 공간이라면 좋은 집터이다.

그 다음이 물이 유유히 흐르거나 다정한 모습이어야 한다. 물이 때리거나 외면하거나 무정하다면 이런 곳은 정자나 놀이터로써 적당한 곳이므로 오래 살지 않는 것이 좋다.

택지가 풍수에 있어서 50점을 차지한다. 좋은 택지는 그 마을에서 주인이 되는 자리이다. 주인이 되는 자리라고 해서 중앙에 있다는 뜻이 아니다. 주인정신과 위엄이 있는 자리이다.

나머지 50점은 건물이다. 좋은 건물을 지어야 한다. 좋은 건물이란 건물의 모양과 방향 그리고 주위환경이 조화로워야 하고, 내부설계의 구조가 마땅해야 한다. 이 부분은 약간은 복잡하고 전문적인 내용이 추가되어야 하므로 다음 지면을 통해서 말씀드리겠다.

다시 <택리지>를 언급하여, 좋은 마을은 지리, 생리, 인심, 산수를 꼽고 있다. 지리는 생활의 편리성을 말하고, 생리는 생활의 기반조건을 말하며, 인심과 산수는 생활의 등급을 의미한다. 서초구는 이러한 조건들의 조합이 대체로 잘 이루어져 있는 지역이다.

생활의 편리성과 기반조건 그리고 생활의 등급을 모두 반영하는 것이 학교이다. 조선시대에는 국립학교인 향교가 있는 곳이면 일단 최고등급의 마을이었다. 지금도 변함없이 좋은 학교가 있는 동네의 아파트는 가격이 비싸다. 좋은 땅에는 좋은 학교가 있기 마련이다. 집은 땅의 영향을 받듯이 학교도 땅의 영향을 받는다. 무조건 좋은 학교가 아니라 내 자식의 성향과 맞아야 성공할 수 있다. 돈을 좋아한다면 물가에 있는 학교에 보내면 되고, 학문을 원한다면 산 위에 있는 학교에 보내라. 학교는 3년을 머무르는 곳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에서 굉장히 중요한 시기이고 장소이다. 학교는 내가 살아가는 동안 나의 보물창고인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기본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심이 후덕한 좋은 동네에 있는 학교가 으뜸이다. [q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