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Sketch] 월간서울시티 2015년 2월호

서울성곽 _ 낙산구간

글 사진 :: 김 규 순

한양의 도성은 조선왕조의 상징이다.

태조(이방원) 때부터 축성되기 시작하여 세종 그리고 숙종 대에 이르기까지 개축되고 보수되었다. 한양의 도성을 보면 외적의 침입에서 방어하기 위한 성으로 보이지 않는다. 전쟁을 위한 도성치고는 그다지 높지도 않고 위압적이지도 않다. 도성의 영역을 표시하고 한양의 치안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이며 더불어 풍수적 환경보호를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본다.

풍수적으로 북현무, 좌청룡, 우백호, 남주작을 이은 선을 지역적 경계로 하여 그 안쪽을 하나의 영역으로 판단한다. 그런고로 한양은 북으로 북악산, 남으로는 남산, 동으로는 낙산, 서로는 인왕산의 능선을 경계로 하여 조선의 수도의 영역이 결정지어진 것이다.

자연히 한양의 도성은 사신사인 북악산, 낙산, 인왕산, 남산의 능선 위를 도성으로 축성되었고 성곽과 함께 보호의 대상이 된 것이다. 그렇게 하여 4대문 안 한양은 만들어졌다.

성곽은 서민들의 육체적인 노동으로 축성되었다. 서민들의 애환이 묻혀있는 도성이다. 고려의 백성에서 조선의 백성으로 환골탈퇴하는 통과의례(?)로서 새 왕국의 새로운 도읍지 완성을 위해 이름 없는 백성들의 치열하고도 고된 희생은 그렇게 진행되었다. 그 희생이 세계가 인정하는 자랑스런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지금도 낙산에서는 서민의 애환이 나타나고 있다. 조선의 중심이 경복궁이었던 조선 초기에는 남산과 인왕산 구역이 각광을 받았으나, 임진왜란 후에는 정궁이 창덕궁으로 바뀌면서 낙산지역에 선비들이 둥지를 틀곤 했다. . 선비가 낙산에 집을 짓고 살면서 학이 날아와서 춤을 추는 것을 감상했다는 기록도 보이지만, 일제시대에 경성제국대학을 만들면서 전통기와집이나 초가집 등은 모두 없어졌고, 이화장梨花莊만이 남아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성곽에 기댄 조상들의 삶의 흔적은 오랜 세월로 퇴색하여 찾기가 어렵지만, 비우당庇雨堂은 복원되어 그 때의 모습을 전하고 있을 뿐이다

한 시간 정도면 동대문역에서 시작하는 낙산구간의 한양도성을 감상할 수 있다. 접근성이 좋고 북악산과 보현봉 그리고 삼각산의 정상까지 연결된 능선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유일한 코스로써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사진설명>

2463 >>> 한양도성 낙산 구간에서 보는 동대문. 굽어진 길 다라 도성이 연결되어 있었다.

2466 >>> 성 밖으로 보이는 아차산

2474, 2503 >>> 북악, 응봉, 보현봉, 삼각산의 경관 파노라마

2483 >>> 비우당. 원래는 뒤로 보이는 쌍룡아파트에 있었다. 류관 정승이 살았고, 5대 외손 이수광이 청빈하게 살았던 곳이다.

2484 >>> 자하동샘. 단종의 비 정순왕후 송씨가 빨래하던 곳. 위로 거북바위가 보인다.

빨래하는 동네 샘터에 비우당이라고 복원해 놓았다. 한심한 노릇이다.

2491, 2493 >>> 성 밖 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