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이 먼저냐 닭알이 먼저냐 ?!

세상 일에는 닭이 먼저인지 닭알이 먼저인지 헷갈리는 일들이 많다.
이는 실지로 분별하기 힘든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본질이 무엇인지 파악하지 못한 까닭이다.

6.2지방선거가 끝났다. 선거 때마다 바람처럼 불어 닥치는 데가 역술과 풍수이다.
선거사무실의 풍수를 봐 달라고 지인들에게서 청탁이 들어온다.

이런 일은 별로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데, 그 이유가 있다.
선거가 공식적으로 진행되는 기간은 14일간이다.
준비기간까지 합쳐도 2달을 넘기지 못한다.

평소에는 풍수에 관심이 없다가 선거가 닥치자
풍수지리사를 불러 책상을 재배치한다고 무엇이 달라지겠는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인가.
풍수의 힘에 기대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인가.

선거란 민심의 심판을 받는 것이다.
후보가 쌓아온 현재에 대한 심판이며 앞으로의 비젼에 대한 심판이다.
고대 하은주로부터 조선시대를 거쳐 지금 이 순간까지 민심은 천심이다.
우리나라의 동학에서도 인내천(人乃天)이라고 하여 사람은 곧 하늘이라고 하였다.

풍수는 자기가 닥친 한 가지가 아닌 그 인생 모든 것을 말하는 통합적인 것이다.
수많은 선조들의 무덤과 자기가 태어나고 살아온 집들에 대한 풍수는 무시하고,
당장 눈앞의 이익을 쫓아 선거사무소의 풍수만 좋으면 선거에 당선되는 것인가.

선거에 임박하여 급히 차입한 풍수가 크게 힘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
이쯤해서 우리는 닭이 먼저인가 닭알이 먼저인가를 헤아리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사실 후보가 선거사무실에 앉아있는 시간이 얼마가 될 것인가.
사무소는 연락사무소에 불과한 곳이고 에너지를 충전하는 곳이 아니지 않는가.

양택은 수년간의 세월을 거쳐 오래 살았을 때에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간과하고 풍수에 매몰되어 부화뇌동하는 경우가 없기를 바란다.

당선될 사람은 풍수가 좋은 사무실을 얻게 되고,
낙선하는 사람은 풍수가 별로인 사무실을 얻게 된다.
사무소의 풍수가 좋아서 당선되는 것이 아니며, 풍수가 나빠서 낙선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우연이 필연’이라는 인연의 법칙에서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한 후보의 조상묘 또는 생가를 보고서
그 사람이 앞으로 당선될 것인가의 여부를 파악할 수는 판단의 기준을 제시해 주는 경우는 많다.
풍수를 생활 속에서 함께 한 사람이라면 
그는 조상을 섬기며 나의 주변을 가꾸고, 신념을 가진 생활을 해왔다고 볼 수 있다.

조상으로부터 DNA를 이어받았으므로 조손(祖孫)은 동체이다.
자기가 자기를 위하지 못한다면 즉, 조상을 섬기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 앞에 설 자격이 없는 것이다. 
자기의 뿌리가 없는 사람이 비바람 앞에 얼마나 견딜 수 있겠는가를 생각해 보면 간단히 알 수 있다.

이 세상은 최선만이 행해지지 않는다. 고로 요행으로 당선이 될 수 있는데
그렇다면 관련된 많은 이들의 불행을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천심을 속이는 것은 사기이다. 실로 그 끝은 비참해질 것이다.
한 사람의 한 번의 당선이 그 사람의 인생을 결론짓는 것이 아니다.

길흉은 그 사람의 끝을 보아야 결론이 난다.
<대학>에서 말한 ‘물유본말(物有本末)’을 되새겨 보아야 할 시점이다.

술수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정도를 걷는 이정표로써 풍수를 활용하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풍수는 요행이 아니며,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표출해주는 방법론이다.

길게 그리고 멀리 보면서 살아가는 것이 풍수이다.
한 순간의 일희일비하는 관점에서 풍수를 보지 말자.
풍수는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사는 사람에게 필요한 빛과 소금이다. 

진정 당선 되고 싶다면 지금부터 풍수의 도움을 받아라.
그리고 새롭게 자세를 가다듬어 다음 선거를 위해 분투할 지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