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풍수는 전통적으로 좋은 자리(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좋은 자리(명당)를 잡아서 좋은 기(생기)를 받으면 좋은 일(발복)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 곳이 명당이다. 예로부터 좋은 마을자리가 따로 있고, 좋은 집터가 있으며, 정승이 줄줄이 태어난다는 가문의 태실도 있다.

풍수가 우리의 조상들이 자연을 꿰뚫어보는 관점이라는 말을 한적이 있다.
그렇다면 풍수의 말단을 볼 것이 아니라 그 원칙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환경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 
현대과학으로도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다.
바다는 고사하고, 대기에 대해서, 대지에 대해서 우리가 아는 것이 그 무엇인가.
그리고 또 하나의 지구인 달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
그것들의 상관관계나 역할에 대해서 고민한 적이 그 얼마였던가.


대기는 두께가 200 Km이다. 하지만 지구를 책상 위의 모형 크기로 축소한다면 대기는 그 표면에 칠해진 니스칠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대기는 두께가 4.5미터나 되는 콘크리트 보호막과도 같은 역할을 하여 지구를 생물이 살 만한 곳으로 만들고 있다.
우리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대류권은 지표면에서 10-16 Km정도까지이다. 대기 질량의 80%, 거의 모든 수분, 거의 모든 기후변화가 이렇게 얇고 희박한 층에 포함되어 있다.
10Km높이에서의 기온은 섭씨 영하60도이다. 성층권에서는 섭씨 5도이며, 중간권에서는 섭씨 영하90도이고, 열권에서는 섭씨1500도이다.
태양은 분자들에게 에너지를 준다. 그 결과 분자들의 활동성이 강해지면서 서로 충돌하여 열을 교환한다. 여름날 햇볕 때문에 등이 뜨겁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 피부에 충돌하는 분자 때문이다.

공기는 상당한 질량을 가지고 있다. 1제곱킬로미터당 1,000만톤에 해당하는 양이다.
공기가 시속 50-60 Km의 속도(태풍)라면 엄청난 힘을 보여준다.
대기에서 공기가 움직이는 것은 대지의 그것과 같은 대류현상이다.
태양에서 오는 열이 균일하게 분배되지 않기 때문에 지구상에서 대기압의 차이가 발생한다. 바람은 단순히 공기가 균형을 유지하려는 원리이다.
이 간단한 원리에서 설명되지 않는 얼마나 많고 기이한 현상들이 발생하는가.


지구에는 92종의 천연원소가 있다. 미시적으로 수소와 산소는 가장 쉽게 타는 원소들이지만, 그 둘을 결합하면 전혀 타지 않는 물이 된다. 그 물은 기체, 액체, 고체로도 존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명을 탄생시키고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물질이다. 이 신비를 누가 알 수 있는가.

물은 어느 곳에나 있다. 물은 우리의 생명에 너무나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인간의 70%는 물로 구성되어있다.
지구상의 물 중 97%는 바닷물로써 인간이 마시지 못한다.
3%의 민물은 대부분 빙하로 존재하고 0.036%만이 호수나 강, 저수지에 있고, 
0.001%만이 대기중에 존재한다.

바다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바다는 균일한 물 덩어리가 아니다. 온도, 염도, 깊이, 밀도 등의 차이가 바다를 통해서 운반되는 열의 양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기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지구에서의 열 순환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아주 깊은 곳의 느린 해류에 의해 이루어지는 열염순환이다. 
대서양은 태평양보다 염도가 높아 밀도가 더 크다. 바다표면의 물이 유럽부근에 도착하면 온도가 낮아지면서 밀도가 더 커져서 아주 깊은 곳으로 가라 앉고는 남반구를 향해 흐르기 시작한다. 이 해류가 남극에 도달하면 남극순환해류에 의해 태평양으로 떠오르게 되는데, 북대서양의 물이 태평양 가운데까지 가는데 약 1,500여년이 걸린다. 이 해류에 의해 옮겨지는 열과 물의 양은 기후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하다. 또한 해류가 오르내리면서 영양분을 휘저어주어 해양생물들이 넓은 바다에서 살 수 있게 해 준다. 

우리는 가장 큰 공룡보다 더 큰 대형바다생물인 흰긴수염고래나 향고래의 먹이인 전설적인 자이언트 오징어에 대해서 아는 것이 무엇인가.
바다 속에 사는 3,000만종 정도 일 것이라고 추측만할 뿐이다. 심해에서도 해양생물이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그 얼마인가.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생존하게 되는 먹이사슬이 어떻게 유지되는지조차 우리는 모르고 있다.


지하 1만 미터에서의 온도는 섭씨 180도이다.
지구의 깊은 곳에서는 대류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지구는 맨틀과 외핵, 내핵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며, 외핵은 유체이고 지자기가 발생하는 곳이다. 지자기는 달이나 화성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자기장이 있으므로 해서 우주에 가득한 우주선(線)으로부터 생물이 보호 받고있다.
지구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동력학)에 대해 현대 과학은 너무나 제한적인 지식뿐이다. 
화산학자들의 예측은 형편없다는 말이 적절한 표현이다.
지구에서 인간이 살수 있는 면적은 지구전체면적의 4%에 불과하다
사람이 살 수 있는 고도의 한계는 5,500m이자만, 오랫동안 견디기는 쉽지 않다.
인간은 그 만큼 적응력이 약한 생물이다.
인간은 절망적으로 땅에 붙어서 살아야 하는 존재임을 우리 조상들은 이미 인식했던 것이다.

4% 중에서도 지역의 기후에 따라 보다 살기 좋은 곳이 있었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래서 지리적으로나 기후적으로 보다 좋은 곳은 그 당시 지배자의 삶터가 되었을 것은 분명한 이치가 아니겠는가.
지표면을 보면, 기름진 곳이 있는가 하면, 물이 배어나와 진 곳도 있고, 돌이 많은 곳도 있고, 모래가 많은 곳도 있다.
그리고 높낮이가 적당한 곳이 있는가 하면, 너무 낮아 습지인 곳도 있을 것이다. 
외적을 물리치기 좋은 지형도 있고, 끝없는 평야와 같은 곳도 있을 것이다.
숲이 많은 산이 있는가 하면, 나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산도 있을 것이다.


지구 자기장은 대체로 남북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지구는 하나의 거대한 자석이다. 그 자기의 세기는 지역과 고도에 따라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평균 약 0.5가우스(G)다. 이 자기장은 우주로부터 끊임없이 날아오는 강력한 파괴력을 갖는 에너지의 입자선인 우주선(宇宙線)으로부터 생명체를 보호한다. 

태양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빛과 열을 제공한다. 
그 외에도 전기를 띤 알갱이(양성자와 전자)를 높은 에너지로 무수히 쏟아낸다. 이 알갱이(우주선 宇宙線)들은 에너지가 높아서 지구상의 생물에 닿으면 생체를 파괴할 만큼 센 것이다. 그런데 이 알갱이들은 전기를 띠고 있어서 지구의 자기장 영역에 들어오면 곧바로 지구로 직진해 들어오지 못하고 둘레를 맴돌게 된다. 지구 둘레에는 전기를 띤 알갱이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반 알렌대(帶)라고 부르는 띠를 형성하며, 알갱이들은 지구 자기장의 남북극 사이를 나선운동을 하면서 왔다 갔다 한다. 일부는 극지방의 대기층으로 들어와 공기 분자 및 원자와 충돌하여 아름다운 빛을 낸다. 이를 오로라 현상이라 한다. 

이렇듯 땅이라고 다 같은 땅이 아니다.
지구에는 자기장이 있지만, 중력이 생물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하나 지구상에서의 변화의 주요 원인은 한대에서부터 열대에 이르는 기후대이다. 기후대는 물론 육지와 바다의 존재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지만, 주원인은 대기 ·행성간공간 ·태양 간의 상호작용이다. 따라서 지구표면에 관하여 말할 때는 지형과 기후대는 서로 독립된 존재로 생각해야 한다.


생명이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지 환경에 생물에 알맞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생물들도 각각 자기가 살 수 있는 영역이 있다.
이러한 복잡한 관계와 영향 하에서 지난 수 천년동안 인간이 살기에 가장 이상적인 곳을 발견하기 위한 노력중의 하나가 풍수라고 보면 된다.
조상들은 대기와 대지와 바다, 그리고 우주를 현대의 물리학처럼 분석해 내지는 못했을지 모르지만, 수많은 세월을 견디면서 축적한 경험과 직관으로 그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관점에서 자연과 우주를 가장 정확하게 알아내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즉, 사람이 거처에 가장 좋은 곳을 찾는 데는 그러한 경험에서 나온 방법이 현대의 물리학의 방법보다 못하다고 말할 수 없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