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 생가    사진 중앙 적벽돌담벽과 지붕은 고동색의 집이 박경리 생가이다. 서피랑 정상에 서 있는 서포루가 보인다. 멀리 미륵산의 모습이 펄럭이는 깃발처럼 예술적으로 보인다.


근세에는 문학가, 음악가, 미술가 등이 태어났거나 머물렀던 예향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통영에서 태어난 문학인으로는 대하소설로 대한민국 문학계에 큰 획을 그은 <토지>의 박경리(1926-2008)가 단연 손꼽힌다. 서파랑 언덕에 박경리의 생가가 있고, 그의 묘지도 미륵산의 박경리기념관(통영시 산양읍 산양중앙로 173) 안에 편안하게 누워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는 시로 유명한 김춘수(1922-2004) 시인도 통영에서 태어났다. 



유치진의 생가_다른 사람이 살고 있다. 동항 부근에 유치진 기념관이 지어져 있고 의미없는 생가도 복원되어 있다.

우리의 한을 토해내 듯 시어로 표현한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의 청마 유치환(1908-1967)과 형 유치진(1905-1974)도 통영 출신이다.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시인 초정 김상옥(1920-2004)은 <봉선화>라는 시도 우리들 가슴속에 남아 있다.

비 오자 장독간에 봉선화 반 만 벌어/ 해마다 피는 꽃을 나만 두고 볼 것인가 
세세한 사연을 적어 누님께로 보낸다./ 누님이 편지보며 하마 울까 웃으실까 
눈앞에 삼삼이는 고향집을 그리시고/ 손톱에 꽃물들이던 그 날 생각하시리
양지에 마주앉아 실로 찬찬 매어주고/ 하얀손가락 가락이 연붉은 그 손톱을
지금은 꿈 속에 본 듯 힘줄 만이 서누나

우리나라 10대화가로 손꼽히는 전혁림 화백, 음악가 윤이상도 역시 통영태생이다. 백석 시인은 <통영>이란 시를 쓸 정도로 통영을 사랑했고, 화가 이중섭은 통영에 기거하면서 담배종이에 그림을 그렸던 곳이다. 항남동에 그가 기거했던 적산가옥이 아직 남아 있다.

우리나라의 천재화가 이중섭이 기거했던 적산집.  이곳에서 많은 작품을 그렸다.


통영의 주산은 여황산(173.8m)이고 조산은 미륵산(458.4m)이다. 좌청룡은 동피랑이고 우백호는 서피랑이다. 주산 아래에 세병관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통영에 예술가들이 많은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살펴보니 바다 건너 미륵산이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미륵산이 문필봉으로 예술가들의 정신을 어루만져 주고 있다.

통영은 격전지였다. 목숨을 걸고 싸우는 전쟁터였다. 마음 놓고 잠을 청하지도 못하는 곳이었다. 항상 왜의 수군과 대치하며 호시탐탐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어서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살아남는 전쟁터였다. 이렇게 삭막한 곳이 예술가들의 고향이 되었다. 통영은 전쟁과 예술은 우리 삶의 극과 극으로 우리 곁에 항상 함께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미항의 통영은 가슴 아리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통영항 일대 매립지도

 통영 동항의 수협 수산물 입하장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