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사람과산 2015년 4월호

아름다운 여수_ 조선을 구하다

성웅 이순신 장군이 생애 마지막 7년의 삶을 불태운 종명지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좌측 끝자락을 붙들고 있는 여수반도와 아름다운 물에 떠 있는 꽃잎 같이 고운 섬으로 이루어진 여수. 이순신장군께서 나라를 구한 기운을 400백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이곳이 지금은 여수국가산업단지가 나라의 동력이 되고 있고 2012여수세계박람회를 통하여 세계로 향한 돛을 올려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진남관 국보304호와 종고산    승리의 북소리를 듣기 위해 종고산에 올라 기다리던 중 한산도 앞바다에서 울린 북소리가 여기까지 전해진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그래서 종고산이라 한다. 백성들은 종고산이 한산도에서 울린 승전북소리를 바람과 합작하여 북소리 파장을  확장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일제가 세운 학교가 진남관 뒤에 서 있는 흰 건물이다. 진남관의 기를 절단하기 위한 풍수적 해코지이다.
종고산 처럼 생긴 산을 목산이라고도 하는데 이런 모양은 군권을 의미한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진정한 성지_여수   현재 충무공과 관련된 성지는 세 곳이지만, 충무공 묘역과 현충사가 있는 아산, 충렬사가 있는 한산도는 이순신 장군 사후에 만들어진 성지이다. 여수는 이순신 장군이 가장 전성시일 때 근무하던 곳이다. 이순신 장군의 생전 기운이 곳곳에 심겨져 있는 여수에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빼면 껍데기만 남는다. 여수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진정한 성지이다.

곱디고운 여수

여수반도를 만드는 땅줄기는 호남정맥에서 분기한 여수기맥이다. 호남정맥은 완주의 주화산(珠華山, 600m)에서 남진하며 광양의 백운산까지 이어지는데, 호남을 영산강 유역과 섬진강 유역으로 동서로 나누고 있다. 호남정맥의 계족산(鷄足山, 729m)에서 이어지는 여수기맥은 광양만과 여자만을 가르며 남해로 쭉 뻗어내려 여수반도와 수백 개의 섬을 만들고 있다.

여수는 산은 자줏빛이고 물은 고와서 경치가 아름답다는 산자수려(山紫水麗)의 고장으로 지명만으로도 느낌이 전해지는 아름다운 고장이다. 기후가 온화하고 비가 많은 해양성 기후의 특성을 지녀 겨울의 끝자락을 보이는 차가운 바람에도 푸름을 자랑하는 난대성 식물이 이국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농경업을 기반으로 한 조선시대에 바닷바람으로 사람이 살기에 만만치 않았던 고장이었던 고로 어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중앙정계에 진출하기에 어려운 시대라서 국가를 경영하는 큰 인물을 배출하지는 못하였다. 그 반면에 여수는 맹자가 말한 지리(地利) 즉 땅의 지정학적 이로움으로 이 나라를 구했던 것이다. 싸움마다 승리로 이끈 이순신 장군은 기로 뭉친 여수의 지리(地利)를 이용하여 왜군을 막아내었다. 절명의 위기에서 국가를 구해낸 수군의 중심기지였으니 여수야말로 국역풍수에서 핵심이 아닐 수 없다.

오충사와 개발 중인 여수    임진왜란에서 전사한 창원정씨 일가 다섯 분을 모신 사당. 임란 때 왜군들이 무서워 했다는 여천사정(麗川四丁)이 정철(수문장), 아우 정린(전구장), 사촌동생 정춘(유격장), 조카 정대수(순초장)은 이순신 장군 휘하에 들어가 백척의 왜선과 3천명의 왜병을 무찌르고 전사한 인물이다. 창원정씨의 종손인 정대수는 노모와 이순신의 모친을 모시고 있었기에 종군하지 않기로 하였으나 몰래 전선을 타고 나가 전공을 세우고 전사하였다. 또 린의 아들 언신은 아버지의 시체를 배에 태워 단신으로 적진으로 들어가 미친듯이 왜선 30척을 침몰시키고 돌아와 죽었다. 이로써 오충사가 되었다. 사진의 무덤은 입향조 월천공 정계생의 묘이다. 월천공은 이조좌랑이었으나 기묘사화때 여수에 은신했다.

여수반도는 바다가 아름답기는 하지만, 바다의 가치를 알지 못한 조선시대에는 크게 번성한 지역이 아니다. 임진왜란(1592-1598)을 당하여 경상도가 왜군에게 유린당하면서 영남과 호남의 경계에 있는 여수반도가 왜군의 진격을 막아낸 전략적 요충지로써 빛을 발했다. 여수는 이순신 장군을 만나서 그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여수 어디를 가나 이순신 장군의 숨결을 발견할 수 있다.

임진왜란 때 왜군은 본국에서 군수지원품을 보급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점이 있었다. 호남은 곡창지대로써 왜군이 호남을 차지하였다면 군량미 조달이 쉬워져 조선이 패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순신 장군은 이 점을 파악하였고 ‘湖南國家之保障 若無湖南是無國家’라고 하였다.

“호남은 나라의 울타리라 만일 호남이 없으면 그대로 나라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제 진을 한산도로 옮겨 치고 바닷길을 가로막을 계획을 하였습니다.”(1593년 7월16일 지평 현덕승에게 답하는 글에서)

이순신 장군은 왜군의 군수보급선을 침몰시켜 침략주력부대의 진격 속도를 늦추게 하고 호남으로 가는 길목을 차단함으로써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전략과 전술을 사용한 전략적 요충지로써 여수를 십분 활용하였다.

충무공 이순신의 여수

이순신 장군은 1580년 7월 발포(鉢浦, 고흥군)의 수군만호(水軍萬戶, 종4품)로 임명되어 최초로 수군에서 근무하게 된다. 1591년 2월 진도군수(종4품)에 임명되었다가 부임 전에 가리포(加里浦, 완도) 수군첨절제사(종3품)로 영전하고 다시 2월13일에 전라좌도수군절도사(정3품)가 되어 여수에 부임한 이순신은 그의 나이 46세였고, 임진왜란을 14개월 앞둔 시점이었다. 왜침을 예상하고 미리부터 군사를 훈련하고 장비를 갖추었는데, 특히 전라좌수영 본영 선소에서 거북선을 건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수 종포에서 포사격시험까지 마치고 돌산과 소포(沼浦)사이 수중에 철쇄(鐵鎖)를 설치하여 해전을 대비하였다.

조선의 국운에 암운이 닥쳤다. 1597년(선조 30) 1월 임진왜란이 거의 끝날 즈음, 선조는 왜군을 깔보기 시작했고 적군의 계략에 빠져 왜군을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전쟁터에서 잔뼈가 굵은 충무공의 왜군의 함정임을 알고 출격하지 않았지만 그 결과 어명을 어겼다는 죄목으로 파직되어 한양로 압송되었고, 혹독한 신문을 받은 끝에 4월 1일 백의종군의 명령을 받는다. 백의종군 중 모친상을 당하여 4일간 방면으로 간신히 장례만 치룬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속히 죽기만을 기다린다”는 글귀에서 그의 절망어린 심정을 헤아릴 수 있다.

전황이 소강상태에 있다가 협정의 불발로 정유재란이 일어난다. 7월18일 원균이 이끄는 조선의 수군이 패하여 전멸되어 전황이 급속히 악화되자 이순신은 1597년 7월22일 다시 삼도수군통제사로 제수되었다. 7월23일 작성된 임명 교서에서 선조는 “지난번 그대의 직책를 바꿔 그대로 하여금 죄를 이고 백의종군을 하게 했던 것은 역시 나의 모책이 좋지 못하였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며 그 결과 오늘 같은 패전의 치욕을 당했으니 무슨 말을 하겠는가, 무슨 말을 하겠는가”라고 적었다. 충무공은 임명장을 8월23일에야 받아들고 다시 전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 당시 충무공은 모친상 중이었고, 아들 이면이 전사하여 가슴이 찢어지는 상황이었다.

이충무공 자당 기거지   웅천동 송현마을 정대수 장군의 초당은 임진왜란이 일어난 뒤 이순신 장군의 노모 변씨 부인을 5년 동안이나 모셨던 곳이다. 초당은 지금 기와집으로 복원(?)하고 있다. 초당은 기와집이 아니다. 초당으로 복원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초당 우측으로 월천공의 4대종손 정대수 장군의 묘지가 보인다. 그 뒤로 건축 중인 아파트 건물이 생뚱맞고 을씨년스럽다. 여수 도시개발의 문제인지 땅을 소유한 사람의 욕심인지 건축업자의 횡포인지 안타깝다.

사적 제381호 여수 충민사(忠愍祠)와 수호사찰 석천사(石泉寺)   1601년에 선조의 어명으로 세워진 충무공을 위한 최초의 사당. 충민사의 수호사찰인 석천사는 충무공을 수행하던 스님 옥동(玉洞)이 지은 사찰. 충민사 뒤에 바다를 향하여 엄청난 기를 머금은 바위가 자리하고 있다. 충무공의 한을 보는 것 같다. 사당이 있을 자리를 잘 잡았다. 바위 아래에 샘이 솟아나는데 이름하여 석천(石泉)이다.

한 달 뒤 그 함대를 이끌고 그는 명량(鳴梁)해전에서 기적 같은 승리를 거뒀다. 전투에 임한 충무공의 자세는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卽生 必生卽死)”라는 글씨에 담겨있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1598년 11월 19일 충무공은 마지막 싸움터인 노량해전에서 숨을 거둔다.

그에게 여수는 오로지 나라를 구하기 위한 일념으로 7년간의 삶을 불태운 종명지나 다름없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상  이순신광장에 서 있는 늠름한 이순신 장군

전라좌수영성(全羅左水營城)

1479년 여수에 전라좌수영 본영이 설치되었으며, 전라좌수영성은 1485년에 축조되었다.

임진왜란으로 경상도 수군이 궤멸 당하자 1593년 8월에 삼도수군통제영을 여수에 설치하였다. 충무공이 삼도수군통제사로 근무하던 때는 진남관이 아니라 진해루(鎭海樓)였다. 정유재란으로 소실되고, 전쟁이 끝나고 1599년 삼도수군통제사 이시언에 의해 진남관이 세워진 조선수군사령부이다. 1716년 화재로 불타버린 것을 1718년(숙종 44) 전라좌수사 이제면이 다시 세웠다. 건물규모는 정면 15칸, 측면 5칸, 건물면적 240평으로 현존하는 최대 지방관아 건물이다. 종고산(鐘鼓山)과 함께 진남관의 웅장한 기운은 조선수군에게 일당백의 용맹성을 부여하는 기백을 갖고 있다. 종고산은 충무공이 한산도 대첩에서 승리하자 승리의 북소리를 내었다고 전한다. 이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이야기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조선육군이 연전연패하던 중 승리의 소식에 목말라하던 백성들의 기원이 하늘에 닿아 종고산을 통해 승리의 소식을 접했다. 종고산은 충무공의 일거수일투족을 수행하는 수호산이길 백성은 염원했던 것이다.

좌수영교    진남관에서 보면 좌청룡을 자른 도로 위에 걸쳐 놓은 육교이다. 도로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거나 터널로 덮어서 복원하면 좋겠다. 일제는 진남관을 중심으로 앞과 뒤 그리고 좌측에 도로를 만들면서 지기(地氣)를 잘랐다. 이 또한 풍수적 해코지이다.

일제시대에 이순신 장군의 승리의 기운과 흔적을 지우려고 많은 파괴를 일삼았다.

첫 번째가 진남관 뒤에 세운 학교이다. 지금도 흰색 빌딩이 위압적이다. 산의 기운을 막으려고 진남관으로 들어오는 길목에 학교를 세웠다. 두 번째가 진남관 좌측에서 앞으로 나있는 도로이다. 이 도로를 만들면서 좌청룡을 잘라서 이순신장군의 혼을 말살하려했다. 마지막으로 전라좌수영성을 완전히 파괴해 버렸다. 전라좌수영성이야말로 조선수군 사령부의 위용을 나타내는 기지였고 천혜의 요충지임에 틀림없으나 일제가 여수를 외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우리나라의 생산품의 빼돌리는 수탈기지가 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이순신장군의 얼을 되찾는 의미에서 조선수군사령부라고 할 전라좌수영주변에 쌓은 성城의 복원을 기대해 본다.

보물 제396호 흥국사 대웅전  영취산 흥국사는 고려시대 1195년 지눌이 창건하였으며 임진왜란 때에는 승병훈련소였다. 경내에 보물과 문화재가 많다. 전형적인 풍수적 길지에 사찰을 지었다. 안에서 바깥을 살피기 좋으나 바깥에서 안을 들여다볼 수 없는 지형이다.



보물 제563호 흥국사 홍교

 선소(船所)   각종 병선을 제작하고 수리한 선소가 세 곳이나 있다. 이곳에서 거북선을 제작했다고 추정된다.



보물 제571호 타루비    여수시 고소동에 있는 이순신 장군의 덕을 추모하는 비로 부하들이 건립하였다.비문은 ‘營下水卒爲統制使 李公舜臣立短碣名曰墮淚 蓋取襄陽人思洋祐而望其碑則淚必墮者也 萬歷三十一年秋立’이라고 적혀 있다. ‘영하의 수졸들이 통제사 이순신을 위하여 짤막한 비를 세우니 이름은 타루이다. 중국의 양양 사람들은 양우를 생각하면서 그 비를 바라다보면 반드시 눈물을 흘린다는 고사에서 인용한 것이다. 1603년 가을에 세우다.’라는 내용이다.